유커 6년 만에 오는데…맞이할 버스기사·통역 부족 우려
코로나 후 회복 못한 관광 인프라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24일 중국청년여행사와 공동 기획한 방한 관광상품을 통해 31명이 입국해 인천공항에서 환영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붕괴한 국내 관광 인프라가 아직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먼저 한·중 여객 노선은 다른 국제선보다 회복이 더딘 상태다. 7월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 운항 현황을 보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7월과 비교할 때 전체 노선은 82%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중국 노선은 62% 수준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노선 회복이 더딘 만큼 항공료가 여전히 비싸다”며 “항공사가 운항을 준비하고 정부 허가를 얻기까지 두세 달은 걸린다”고 말했다.
부족한 건 항공 노선만이 아니다. 유커를 맞이할 국내 관광 인프라 전반이 사실상 무너진 상태다. 전세버스, 버스기사, 관광식당, 통역 가이드 등 부족한 것 투성이다. 특히 유커가 주 고객이었던 중저가 호텔과 대형 관광식당은 코로나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은 곳이 수두룩하다.
장유재 한국여행업협회(KATA) 부회장은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 기간 핸들을 놓은 버스기사가 돌아오지 않은 것”이라며 “한두 달 뒤 유커가 몰려올 시점은 한국의 단풍놀이 철이자 수학여행 기간과 겹치는데 인프라 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광통역안내사도 턱없이 부족하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통역안내사 대부분이 직업을 바꿨다. 유커가 귀환한다고 바로 현장으로 복귀할 통역안내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P씨는 “통역안내사로 생계가 불가능해 당장 복귀할 생각은 없다”며 “대부분의 동료들도 생각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통역안내사가 부족하면 무자격 가이드가 판을 칠 수밖에 없다.
저가 덤핑여행의 부활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왕복 항공료 수준의 경비를 받고 한국에서 쇼핑만 하게 하는 덤핑 패키지상품은 과거 한국 관광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었다.
중국 전담 여행사 대표 B씨는 “기름값·식비·인건비 등 모든 가격이 올랐는데 코로나 이전 수준의 가격을 요구하는 중국 여행사가 많다”며 ‘더 큰 문제는 이런 터무니없는 요구를 받아주는 국내 업체가 많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중추절(9월 29일)과 국경절(10월 1일)을 기점으로 유커 방문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문체부 이혜림 국제관광과장은 ”단기적인 지원도 하겠지만, 고급 관광상품을 강화하고 중국 여행객이 만족할 수 있는 콘텐트를 집중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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