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재명 챙기려, 측근들 사외이사 뽑고 쪼개기 후원”
22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작심 발언을 연달아 내놓았다.
이날 증인으로 재판장에 나온 김 전 회장은 “북한 민경련과 합의서 체결 전날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의) 숙소로 찾아와 ‘현 정부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 승인을 안 내준다. 북한에서 방북 초청장을 보내게 해달라’고 부탁 한 게 맞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맞다”고 했다.
또 “방북 논의 후 경기도에서 도지사 직인이 찍힌 공문을 보낸 것을 보면 이재명 지사도 방북 추진을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질문에도 김 전 회장은 “그렇다”고 말했다.
2019년 1월 17일 중국에서 쌍방울이 북한 측 조선아태위원회와 대북 사업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에 참석한 당시 이 부지사가 이후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전화해 김 전 회장을 바꿔줘 통화한 게 맞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도 김 전 회장은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을 연이어 쌍방울 계열사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과 관련해 “이 대표를 챙기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 이 전 부지사의 부탁을 받고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여러 사람의 명의를 빌려 이 대표에게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정도를 여러 명 이름으로 쪼개기 후원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경기도지사 선거 때 후원금을 내고 민주당 대통령 경선 때도 금전적 지원을 해준 사람에게 ‘노상강도’라고 표현하는데 내가 민주당 사람한테 뭘 잘못했냐”며 “자기를 지지했던 사람을 뜻이 좀 안 맞는다고 이렇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민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쌍방울그룹의 방북 비용 대납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해 제3자 뇌물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줄곧 쌍방울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던 이 전 부지사는 6월께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일부 진술을 번복하고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에게 ‘쌍방울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북한에 돈을 썼는데, 우리도(도지사 방북) 신경써 줬을 것 같다’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부지사의 진술과 경기도와 국정원 등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 등을 검토한 검찰은 이 대표에게도 제3자뇌물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이 대표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제3자뇌물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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