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방중 앞둔 美, 中에 화해 제스처"...미검증 명단서 기업27곳 제외

뉴욕=조슬기나 2023. 8. 2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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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고위급 당국자의 추가 방중을 앞두고 일부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를 완화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러몬도 장관이 중국 고위 당국자와 미국 기업인들과의 회의를 위해 8월 27∼30일 베이징과 상하이에 갈 것"이라며 "중국에서 미·중 간 통상 관계와 미국 산업이 직면한 과제, 잠재적 협력 영역 등과 관련한 사안에서 건설적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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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고위급 당국자의 추가 방중을 앞두고 일부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를 완화했다. 일종의 화해 제스처라는 평가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전날 수출 통제 우려 대상인 미검증 리스트(Unverified list)에서 광둥광화 과학기술, 난징 가오화 과학기술 등 중국 기업 및 단체 27곳의 이름을 삭제했다. 상무부는 "해당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최종 소비자와 관련한 검증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배경을 전했다. 해당 조치는 이날 연방 관보에 게재 후 효력이 발생된다.

미검증 리스트는 수출통제 블랙리스트 직전 단계다. 이 단계에서 최종 소비자가 어디인지 등 자세한 정보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이번에 미검증 리스트에서 삭제된 기업 및 단체는 총 33곳으로 그 가운데 27곳이 중국 기반이다. 중국 외교부의 왕웬빈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미검증 리스트 삭제조치와 관련 "양측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소통을 통해 특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환영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특히 이번 조치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공개돼 눈길을 끈다. 미국의 화해 제스처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미 상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러몬도 장관이 중국 고위 당국자와 미국 기업인들과의 회의를 위해 8월 27∼30일 베이징과 상하이에 갈 것"이라며 "중국에서 미·중 간 통상 관계와 미국 산업이 직면한 과제, 잠재적 협력 영역 등과 관련한 사안에서 건설적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워싱턴이 (화해의 상징인) 명백한 올리브가지를 내밀고 있다는 신호"라며 "러몬도 장관은 세계 양대 경제 대국 간 긴장을 완화하고자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의 일환으로 이달 말 중국을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6월 이후 중국을 찾는 미 정부급 고위 인사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에 이어 러몬도 장관이 네번째다.

중국 역시 양국 경제갈등에 대한 부담을 덜고자 하는 모습이다. 리창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전날 양국 경제가 경쟁보다는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가 돼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베이징에서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 단체인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양측이 진심을 보이고 서로를 향해 다가가며 공동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은 미국과 협력하고 함께 국제 무역 규칙을 수호하며 글로벌 산업망의 안정을 보장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중국이 지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분열과 대결을 시작할 뿐"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경제와 외교에서 다른 대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수 부진과 부동산침체에 빠진 중국으로서는 현재 미국과의 경제 무역 협력, 외자 유치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양국은 러몬도 장관의 이번 방중 기간 동안 반도체, 희토류 수출 등 앞서 서로에게 가한 주요 수출규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상무부처 간 실무그룹 구성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요 외신은 최근 러몬도 장관이 이번 방중에서 "그들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을 겨냥하는 방식과 지식재산(IP)을 존중하지 않는 방식에 대해 정말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는 동시에 통상을 위한 길들을 찾으려 시도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금까지 (미 고위당국자의) 방중은 거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지만, 양측은 양자관계를 위한 긍정적 단계를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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