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헬리오처럼” 재건축 꿈 부푼 가락동 [재건축 임장노트] (30)
‘가락프라자’ 속도 가장 빨라
입지는 ‘가락우성1차’가 최고
용적률 200% 미만 중대형 위주
분양가 얼마나 책정될지 관심
# 지하철 5호선 개롱역 3번 출구를 나와 10분가량 걸으면 ‘삼환가락’ ‘가락극동’ ‘가락프라자’ 등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3개 단지와 만나게 된다. 이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가락프라자 아파트 외벽 등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내걸어둔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GS건설은 ‘새로운 각오, 새로운 약속,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내용으로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안전한 시공, 든든한 신용, 정직한 현대’를 부각한다.
‘가락미륭’ 단지 정문에는 최근 건축심의 통과를 축하하는 내용으로 제작한 건설사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개롱역 1번 출구와 가까운 ‘가락우창’에는 정비계획 수립과 구역 지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재건축추진위원회의 현수막과 성공적인 재건축 사업을 응원한다는 내용의 건설사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이처럼 가락동(문정·오금동 일부 포함)에서는 노후 단지마다 재건축 추진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가락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올해는 확실히 재건축이 속도를 낼 듯한 분위기가 되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반년 전과 비교하면 매물이 3분의 1가량 감소했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 끝자락에 있는 가락동에서 준공 30년을 넘긴 노후 단지들이 대거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정부 규제 완화에 발맞춰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거나 조합설립에 성공하는가 하면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단지들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건설사 수주전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서울시 ‘정비사업정보몽땅’에 따르면 현재 송파구 가락동 내에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곳은 총 10곳이다. 이 중 아직 조합 청산이 되지 않은 ‘가락시영(헬리오시티)’과 지역주택조합 사업지 2곳을 제외한 7곳에서 재건축(4곳), 리모델링(1곳), 가로주택정비사업(1곳), 소규모재건축(1곳) 등 다양한 유형의 정비사업을 진행 중이다.
가락동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는 ‘가락프라자’ ‘삼환가락’ ‘가락극동’ ‘가락미륭’ 등 4곳이다. 4개 단지 모두 조합설립을 마쳤다. 행정구역상 가락동은 아니지만 단지 이름에 ‘가락’이 들어가는 주변 지역 단지까지 포함하면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곳은 더 많다. 문정동에서는 ‘가락1차현대’가 조합설립을 마쳤고, 3호선 가락시장역 역세권인 ‘올림픽훼밀리타운(4494가구)’도 문정동에 위치했다. 오금동에서는 ‘가락상아1차’가 사업시행인가를 받아둔 상태고, ‘가락우창’이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 중이다. 이들 단지는 각 위치에 따라 5호선 개롱역 또는 3호선 경찰병원역, 3·8호선 가락시장역 초역세권이거나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했다. SRT 고속철도 수서역까지 이동하기 편리한 위치다. 수도권제1순환도로, 분당수서간고속화도로 등을 이용해 수도권과 전국 각지로 이동하기 용이하다.
가락·문정·오금동에서 속속 추진
가락동에서 재건축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가락프라자’다. 현재 4만5808.8㎡ 대지에 총 11개동, 672가구 규모로 용적률은 179%다. 중층이기는 하지만 대지가 제3종일반주거지역에 위치했고 전용 84~156㎡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사업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34층 1068가구 규모로 거듭날 전망이다. 지난 7월 20일 가락프라자에서 9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공동 시행 건설업자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가 열렸는데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한화 건설부문, 쌍용건설 등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공동 시행 방식은 조합이 시행에 나서고 건설사가 시공만을 맡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시공사가 조합 사업비와 운영비 등을 조달하고 개발이익과 미분양 등 각종 위험까지도 함께 짊어지는 사업 방식이다. 가락프라자 재건축 조합은 사업 방식을 ‘조합 방식’에서 ‘시공사 공동 시행 방식’으로 변경하고 이르면 오는 9월 중 재건축 사업을 함께 추진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합 측은 지난 4월부터 조합원 동의서를 받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가락프라자 수주에 가장 적극적인 건설사는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으로 꼽힌다. 2023년 8월 8일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1985년 준공한 삼환가락은 2017년 11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2019년 4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지난 7월 19일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이 단지는 현재 최고 12층, 648가구에서 최고 35층, 1101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1984년 준공한 가락극동은 2020년 6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현재 대지 4만111.5㎡에 7개동 총 555가구가 입주해 있는데 가락극동 조합은 이곳에 건폐율 19%, 용적률 300%를 적용해 지하 2층~지상 35층 아파트 1070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1986년 준공된 가락미륭은 15층, 435가구 규모 중층 단지다. 지난 7월 서울시의 건축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했다. 2021년 4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지 2년 3개월 만에 건축심의를 통과해 비교적 순조롭게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락미륭은 재건축을 통해 최고 21층 612가구로 거듭난다. 재건축 단지 치고 대지 규모가 작은 편이라 일반분양 증가분이 인근 단지 대비 적은 편이다.
‘가락우성1차’는 최근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시는 지난 7월 24일 열린 제3차 도시계획위원회 분과소위원회(수권)에서 가락우성1차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 가락우성1차는 3만5043.77㎡ 대지에 1986년 준공된 9개동 838가구 규모 노후 단지다. 가락동 일대 단지 중 재건축 후발 주자에 속하지만 입지는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3·8호선 가락시장역 역세권이고 8호선 문정역도 멀지 않다.
가락우성1차는 지난해 초 992가구로 신축하겠다는 계획안을 제출했다 좌절된 바 있는데 가구 수를 992가구에서 967가구로 줄이고 용적률을 299.43%에서 280.24%로 낮추고 나서야 계획안이 통과됐다. 이번 결정을 통해 가락우성1차는 계획안보다 1.64%포인트 오른 용적률 281.88% 이하를 적용해 최고 층수 26층, 총 967가구 새 아파트로 재건축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 문정동 ‘가락1차현대’는 1984년 준공된 8개동, 14층 514가구 규모 아파트다. 가락극동, 삼환가락처럼 초역세권은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3호선 경찰병원역과 가장 가깝다. 8호선 문정역도 도보로 이용 가능한 거리다.
가락1차현대는 2019년 4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지난 2월 말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재건축을 통해 지상 22층 아파트 8개동에 총 842가구 규모 단지를 신축한다. 125가구는 공공주택으로 짓고 나머지 717가구를 조합원과 일반에 분양한다는 구상이다.
개롱역 북쪽 오금동에서는 ‘가락상아1차’와 ‘가락우창’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1984년 준공된 가락상아1차는 대지 1만3580㎡에 3개동, 총 226가구짜리 아파트라 재건축 단지 치고는 가락미륭보다도 규모가 작다.
작지만 사업 속도가 느리진 않다. 2020년 6월 조합을 설립하고 지난해 5월에는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아놨다. 가락상아1차는 현재 용적률이 178%인데 이곳 조합은 용적률 299.75%를 적용한 지하 2층~지상 30층 규모 아파트 4개동 405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가락우창은 지난해 말 2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지난 8월 초 조합원 의견을 수렴해 건축 계획을 바꾼 상태다. 현재는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중층 단지인데도 양호한 사업성
극동·1차현대 99점…프라자는 97점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가락동 단지들이 재건축에 활기를 띠는 것은 송파구 대장 지역인 잠실권역에 이어 방이동까지 재건축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가락동도 덩달아 흐름을 탄 덕분으로 분석된다.
‘잠실주공5단지’ 정비계획안이 7년 만에 통과되면서 인근 단지와 지역들이 자극을 받았고, 여기에 가락시영을 재건축한 ‘헬리오시티(9510가구, 2018년 12월 입주)’가 서울 대표 거대 단지로 떠오르면서 상징성을 갖게 된 것도 주효했다. 물론 헬리오시티를 빼고 본 가락동은 중층(12~15층) 단지가 대부분이라 잠실 재건축 단지와 비교하면 재건축 사업성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기존 용적률이 높을수록 재건축 후 일반분양 몫으로 뺄 수 있는 물량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조합은 일반분양에서 낸 수익으로 공사비와 사업비 등을 충당한다. 다만 가락동, 문정동, 오금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용적률이 200% 미만이면서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곳이 대부분이다.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이 적잖은 편이다. ‘강남 3구’ 입지를 강조해 일반분양가도 적잖게 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대지지분이 크고 일반분양가가 높을수록 조합원이 내야 할 추가 분담금은 낮아진다. 즉 가락동은 조합원이 평형을 크게 늘리거나 고급화에 목매지 않는 이상 사업성을 기대해볼 만한 사업지라는 의미다. 실제로 프롭테크 스타트업 다윈중개가 아파트 재건축 사업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가락동, 문정동, 오금동 일대 재건축 사업성은 ▲가락극동 99점 ▲가락1차현대 99점 ▲가락우창 99점 ▲삼환가락 98점 ▲가락프라자 97점 ▲가락상아1차 96점 ▲가락미륭 92점이다.
재건축 사업성 점수가 100보다 높다는 것은 재건축으로 기존 주택과 같은 평형을 신청할 경우 이익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100보다 낮다는 것은 추가 분담금이 예상된다는 의미다. 즉, 가락·문정·오금동 단지들은 추가 분담금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그 규모가 크지는 않은 셈이다.
다만 입지는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가락우성1차는 재건축 사업성(78점)이 다른 단지 대비 낮은 편이다. 기존 용적률이 이미 210%로 높다 보니 일반분양 물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 가구 수가 많지 않아서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3호 (2023.08.23~2023.08.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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