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강한, 25년 만에 만난 생모 사망 "온갖 죄책감으로 미안"
봅슬레이 국가대표 강한(25)이 생모의 사망 소식을 뒤늦게 전했다.
강한은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5년 만에 엄마를 만나고 왔다. 지난 6월2일 하늘의 별이 되신 나의 엄마. 오늘에서야 소식을 듣고 급하게 만나고 왔다”고 적었다.
그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지만 엄마를 보는 순간 너무 힘들었다.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까. 얼마나 괴로웠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온갖 죄책감으로 인해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엄마이기 전에 어린 학생이었을 것이고 그 시간 동안 온갖 욕을 들으면서 나를 낳았을 거고 엄마 소식 듣고 엄마에게 하고 싶은 얘기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까 말이 안 나오더라”고 했다. 이어 “진짜 나 포기하지 않고 낳아 주셔서 너무 고맙다. 엄마가 있었기에 내가 있었고 내가 이렇게 살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먼 훗날 꼭 보기로 했는데 뭐가 급해서 우리 약속도 못 지킨 채 먼저 갔나. 조금만 더 기다려 주지”라며 안타까워했다.
강한은 “나는 엄마라는 존재를 알고 꼭 언젠가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야지 하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다. 난 누구보다 엄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다”며 “먼저 이렇게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아들이 그리움에 지쳐 힘들어하는 날에는 한 번씩 꿈속에 들러서 안부라도 전해달라. 그래야만 내가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견뎌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리워했다.
강한은 지난 2020년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 출연해 태어나자 마자 보육원에서 자란 보호종료아동 출신이라고 밝혔다. 당시 그는 “제가 어머니의 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어머니께 눈맞춤을 신청했다”며 “어머니께서 저를 15살에 낳고 보육원에 맡겼다고 한다. 태어나자마자 보육원에서 지내다가 3년 전 20세에 보육원을 퇴소하면서 ‘보호종료아동’으로 자립해서 혼자 지내고 있다”며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에게 눈맞춤을 신청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직접 쓴 편지를 통해 “지금 만날 상황이 아니지만 진짜 안정이 되고 나면 어떻게든 만나러 가겠다. 못난 엄마를 용서해. 널 잊고 싶은 때보다 보고 싶을 때가 더 많았다”고 말했다.
12살 때부터 육상 선수 생활을 시작한 강한은 2016년 카바디로 종목을 전향했고, 2018년부터 현재까지 봅슬레이 선수로 활약하며 2019년과 2021년 봅슬레이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그는 TV조선 ‘미스터트롯2’ MBC ‘복면가왕’ 넷플릭스 ‘피지컬: 100’ 등의 방송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바 있다. 그는 이처럼 다양한 방송에 출연한 이유는 태어난 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어머니가 자신을 알아봐 주길 바래서였다고 말했다.
강한은 지난해 채널A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부모에게 두 번 버림받은 나는 누구일까요?’라는 고민을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어머니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방송에 출연했지만, 어머니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강한의 생모는 14살의 나이에 그를 출산했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 상태라 만나기 힘든 상황이라고 알려졌다.
그는 “어머니께 ‘먼 훗날 친구 같이 만나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는 편지를 받았지만 이후로 연락이 끊겼고 번호도 바뀌었다. 어머니를 최대한 이해했다. 원망보다는 어린 나이에 날 낳기 힘들었을 텐데 낳아 주셔서 대단하고 감사하다. 안 낳아주셨으면 난 이 세상에 없을 테니 낳아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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