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도 통나무 든다"…프랑스 올림픽 대표팀, 앙리 감독 이어 '극기 훈련' 코치도 선임

권동환 기자 2023. 8. 2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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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전설적인 공격수 티에리 앙리를 감독으로 내세운 프랑스 21세 이하(U-21) 대표팀이 프리미어리그 출신 수비수와 과거 선수들에게 극기 훈련을 시켰던 감독을 코치로 내정했다.

프랑스 언론 '레키프'는 22일(한국시간) "프랑스 올림픽 대표팀을 맡게 된 티에리 앙리를 보좌해줄 코치로 제랄드 바티클과 가엘 클리시가 임명됐다"라고 보도했다.

프랑스축구연맹(FFF)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집행위원회를 열고 앙리는 U-21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했다"라고 밝혔다. 앙리는 지난해 말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프랑스 이웃인 벨기에 대표팀의 수석코치로 일했다. 벨기에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예상 밖 성적을 낸 뒤 앙리가 보좌하던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으로 옮겼다.

반면 앙리는 미국 CBS에서 해설을 하는 등 벤치에서 한동안 떠나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프랑스 유망주들을 지도하고 성적까지 내야 하는 U-21 대표팀 감독직을 받아들이게 됐다.



FFF는 "2025년까지 2년 동안 앙리를 선임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선발 위원회가 주도한 논의 단계와 이후 제안에 따라 앙리가 낙점됐다. FFF는 여러 프로필을 연구했고, 다양한 후보자들의 높은 전문성과 인간적 자질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앙리가 여러 경쟁을 뚫었음을 알렸다.

앙리는 현역 시절에 프랑스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우승, 2000년 벨기에-네덜란드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연이어 이끈 세계적인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다.

앙리는 특히 1999년부터 2007년까지 8년간 잉글랜드 명문 아스널에서 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 254경기 174골을 넣고 자신의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영국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상을 두 번 탔으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도 4번이나 차지했다.

이후 2007년 스페인 FC바르셀로나, 2010년 미국 뉴욕 레드불스를 거쳐 은퇴한 앙리는 벨기에 코치를 거쳐 프랑스 AS모나코, 캐나다 몬트리올 임팩트 감독으로 일했고 지난해 월드컵 때 다시 벨기에 수석코치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에 자신의 지도자 인생의 명운을 걸고 프랑스 U-21 대표팀을 맡아 파리 올림픽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앙리 감독의 과제는 명확하다. 프랑스가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수도 파리에 유치한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다. FFF 역시 "앙리 감독은 FFF의 주요 목표인 2025년 유럽축구연맹(UEFA) ​U-21 유럽선수권 차기 예선, 그리고 내년 7월 25일부터 8월 10일까지 열리는 파리 올림픽을 맡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당장은 내달 7일 프랑스 낭시에서 열리는 프랑스-덴마크 친선 경기에서 U-21 대표팀 감독 데뷔전을 치르며, 9월 11일엔 U-21 예선 슬로베니아전을 원정 경기로 벌인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축구 금메달을 위해 전설적인 축구선수 앙리를 사령탑으로 내세운 프랑스 U-21 대표팀은 곧바로 앙리를 옆에서 도와줄 코치들까지 선임했다.



'레키프'에 따르면, 상황의 변동이 생기지 않는 한 지금은 프랑스 2부리그인 '리그2'로 강등된 앙제SOC를 맡았던 제랄드 바티클 감독과 현역 시절에 프리미어리그 강호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했던 수비수 가엘 클리시가 코치로 프랑스 U-21 대표팀에 합류했다.

프랑스 성인대표팀에도 발탁돼 A매치 20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풀백 클리시는 2003년부터 2017년까지 아스널과 맨시티에서 뛰면서 현역 대부분을 프리미어리그에 보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38세가 된 클리시는 지난 시즌까지 스위스 클럽 세르베트에서 뛰었지만 지난 6월 30일에 계약이 만료된 이후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클리시는 코치로서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제2의 인생을 출발할 준비를 하게 됐다. 프리미어리그를 오랜 기간 지켜본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이 프랑스 U-21 대표팀 코치로 합류한 가운데 또 한 명의 코치인 바티클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바티클은 지난 2021/22시즌을 앞두고 리그1 중하위권 클럽 앙제 지휘봉을 잡으면서 첫 시즌을 리그 14위로 마쳤지만 다음 시즌 초반에 연패 행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2월에 경질됐다. 바티클을 해임한 이후에도 앙제는 반등에 실패하면서 2022/23시즌 리그 꼴찌를 차지해 8년 만에 2부리그로 강등 당했다.



유명한 코치는 아니지만 바티클은 앙제에 부임한 2021년에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소속팀 선수들에게 군복을 입히고 극기 훈련을 받도록 지시하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2021/22시즌을 앞두고 프랑스 'GFFN'은 2021년 7월에 "앙제의 새로운 감독 바티클은 팀 정신을 육성하기 위해 자신의 선수들을 전투원처럼 보이도록 옷을 입혔다"라며 앙제 선수들이 극기 훈련을 받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서 앙제 선수들은 위장 무늬가 들어간 진짜 군복을 입고 해변에서 동료를 어깨에 메고 해변에서 뛰거나, 통나무를 드는 훈련을 받았다.

그렇기에 이를 기억하는 일부 팬들은 SNS 상에서 바티클 코치가 앙리 감독을 설득해 킬리안 음바페 등이 합류한 프랑스 U-21 대표팀에 극기 훈련을 시키는 거 아니냐고 농담했다.



프랑스는 100년 만에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축구에서도 금메달을 가져오길 기대하고 있다. 마침 프랑스 최고의 스타 음바페가 평소에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는 열망을 여러 차례 드러내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음바페는 지난 5월 프라임 타임 쇼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올림픽은 스포츠 최대 행사 중 하나이자 1924 파리 올림픽 이후 100년 만에 찾아온 진정한 기회"라고 주장했다.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이유로 음바페는 "난 2012 런던 올림픽을 보고 이런 세계적인 행사에 중요성을 깨달았다"라며 "올림픽은 스포츠의 본보기이자 모든 운동선수들이 일생에 한 번 이상 경쟁하고, 경험하고 싶어 하는 성배나 다름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에서 마지막 올림픽이 개최된 지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도시, 우리의 조국에서 열리는 이 거대한 축제에 참가하는 건 내 운명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밝혔다.



올림픽 축구 규정에 따르면, 23세 미만이라면 누구든 발탁할 수 있지만 23세 이상인 선수는 국가마다 최대 3명까지 '와일드카드'로 소집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1998년 12월생 음바페는 파리 올림픽이 열릴 시점에 만 25세이기에, 프랑스는 음바페를 발탁하려면 '와일드카드' 한 장을 사용해야 한다.

이미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4골을 터트리며 조국의 우승을 이끈 음바페의 합류는 앙리가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음바페 외에도 라파엘 바란(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위고 요리스(토트넘 홋스퍼)도 현재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상태이지만 올림픽 참가를 위해 대표팀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향후 프랑스가 올림픽에 어떤 선수들을 발탁할지 주목된다.

사진=GFFN SNS, AP, PA Wire/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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