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재명에 보고, 이화영에게 들었다" 법정 증언... 검, 피의자 전환
[김종훈 기자]
▲ 인천공항에 도착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 1월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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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수원지방검찰청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 이날 이재명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혐의는 제3자 뇌물죄다.
하지만 이날 공판에서 김 전 대표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이화영 전 부지사의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잇단 변호인단 사임으로 변호인 부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직권으로 국선 변호사를 이 전 부지사의 옆에 세워 오후 공판을 진행했지만, 김성태 증인에 대한 검찰 측 신문과 또다른 피고인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 측의 반대신문에 한정했다. 회유·압박에 의한 허위진술 논란에 휩싸인 이 전 부지사 검찰 신문조서 증거 채택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내용을 잘 모르는 국선 변호인을 통해 증거 인부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갈 길 바쁜 검찰이 김 전 회장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이 전 부지사의 공식 진술을 생략한 채 바로 이 대표를 소환하고 영장을 청구하는 수순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럴 경우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어, 이 대표와 검찰의 진검 승부가 막판에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 빠졌다.
'이재명' 이름 수십번 언급된 이화영 재판
- 검찰(이하 검) "방북 대가와 관련해 질문하겠다. 북한 측에서 방북 대가로 최초에 500만 불 요구해서 이를 이화영에게 전달했고, 이화영이 '100만 불 정도로 해봐라' 해서 협상했는데 최종적으로 300만 불로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이 북한과 합의된 건가?"
= 김성태(이하 김) "네. 그렇다."
- 검 "방북 비용 협상 과정을 이화영과 모두 공유했나?"
= 김 "네. 그렇다."
- 검 "방북 대가에 대해 증인(김성태)이 지불한다고 이재명에게 보고했다는 걸 이화영에게 들었나?"
= 김 "네. 몇 번 확인했다."
- 검 "스마트팜 비용을 내기로 확정하고 방북 비용을 내기로 확정했을 때 중요한 상황에서는 피고인 이화영을 통해서 이재명과 통화한 거 맞나?"
= 김 "네. 맞다."
김 전 회장은 "억대의 돈을 후원한 지지자에게 (이 대표가) '노상강도'라고 했다"면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도리를 지켜야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뜻이 안 맞는다고 이렇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이 대표를 공격했다. 또 피고인석에 국선변호인과 함께 앉은 이 전 부지사를 향해서도 "이재명 그분이 잘 되게끔 하려고 그런 걸로 안다"며 "이런 이야기해서 뭐 하지만 되게 안타깝다, 이번 기회에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본인의 건강부터 챙기라"라고 덧붙였다.
입건 소식에 이 대표 "황당한 얘기"... 다섯 번째 소환 임박
김 전 회장의 법정 진술이 이루어지자 곧바로 수원지검은 이 대표를 입건했다. 그동안 대북송금 의혹 사건에서 이 대표는 참고인 신분이었다. 이 대표에 대한 조사가 임박했다는 뜻이다. 또다시 검찰 소환이 이루어질 경우 다섯 번째 출두가 된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중앙지검에서 백현동 개발과 관련해 네 번째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도지사의 방북을 추진하면서 북한이 요구한 방북비용 300만 달러를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대납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북한 스마트팜 조성 사업비 500만 달러 역시 이 대표 측 요청으로 김 전 회장이 대신 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혐의는 제3자 뇌물. 이 대표가 제3자뇌물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것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입건 소식을 듣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당한 얘기"라고 반응했다. 이 대표는 '이화영 전 부지사가 검찰의 회유 및 압박으로 진술을 바꾼 것으로 보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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