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사자후] 게임 이용 청소년, 건강한 사회적 교류 환경 있어야 행복감 높아진다

2023. 8. 2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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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고독은 치명적인 문제다.

청소년 게임이용 연구에서도 사회적 교류 또는 사회자본(관계를 통한 긍정적인 심리사회적 결과)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보고되어 왔다.

청소년 시기 사회적 교류나 또래 관계는 자아존중감 형성에 직결되며, 이것은 청소년 문화로 자리 잡은 게임이용을 통해서도 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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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고독은 치명적인 문제다. 고독은 불안, 환각, 인지 왜곡과 함께 인격장애와 조현병에까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도박과 중독, 자살 등 각종 범죄 행위와도 관련돼 있다. 특히 장기적 고독은 자아존중감과 자기통제력을 파괴해 개인의 일상을 망가뜨릴 수 있다.

물론 고독이 묵상과 성찰, 자기개발 등 긍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이것은 대부분 자기통제력이 높거나 자발적으로 고독을 선택했을 때 가능한 경우다. 말하자면 고독보다는 ‘홀로 있음’에 가까운 것이다. 따라서 통제력이 낮은 상태에서 비자발적인 고독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은 ‘홀로 있음’보다 더욱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아존중감과 자기통제력이 형성되고 있는 청소년들은 원치 않는 고독에 노출될 때 발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심각한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청소년의 게임이용에서도 고독은 핵심적 영향 요인이다. 고독의 메커니즘을 따라가 보면 먼저 높은 수준의 고독이 사회적 교류의 문제를 촉발하여 불안과 우울 등의 정서적 장애를 유발하게 되고, 이로 인해 개인의 자아존중감과 자기통제력이 악화되며 이윽고 게임과몰입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 게임이용 연구에서도 사회적 교류 또는 사회자본(관계를 통한 긍정적인 심리사회적 결과)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보고되어 왔다. 특히, 사회적 요소는 게임이용의 긍정·부정적 영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16세 이하 청소년 403명에 대한 3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를 보면 사회자본 형성이 잘 된 그룹에서는 게임이용이 자아존중감을 높이고 행복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었다. 반면 그렇지 않은 그룹, 즉 사회자본 형성이 덜 된 청소년 중에는 게임이용이 오히려 자아존중감을 낮추고 이것이 다시금 이용시간 증대로 이어져 게임과몰입이 강화되는 악순환을 경험한 이들이 많았다. 사회자본이 잘 형성된 아이들은 게임이용의 긍정적 효과가 높은 반면, 사회자본이 약한 아이들은 게임을 통해서 만족할 만한 사회적 교류를 체험한 일부의 경우에만 선순환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성공적인 사회적 교류의 경험 여부가 게임이용의 효과성을 사실상 결정한 셈이다.

청소년 시기 사회적 교류나 또래 관계는 자아존중감 형성에 직결되며, 이것은 청소년 문화로 자리 잡은 게임이용을 통해서도 발현된다. 이미 오프라인에서 만족할 수준으로 또래 관계가 형성된 청소년에게는 게임이 그것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에게는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들에게 온라인게임 내에서의 팀워크, 협력과 경쟁, 소속감 등을 통한 감정적 교류는 자아존중감을 높여 스스로 고독의 폐해를 극복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청소년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사회적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는 환경이 우선이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사회적인 연결, 감정적 교류를 맺는 기회를 통해 혼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문화로서 청소년 게임은 다양한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 청소년들에게 게임은 유희적 도구와 함께 그들이 사람들과 어울리며 감정적 교류를 맺는 기회와 성장의 장이기 때문이다.

정의준 건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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