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204’ 천재 소년의 현실… 일반·영재 학급 모두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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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학고를 조기 진학했다가 자퇴 논란에 휘말린 'IQ204 천재' 백강현(10)군이 일반교육은 물론 영재교육에서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재교육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어 "(백군은) 초등학교로 돌아가 영재성이 드러났던 과목 수업을 별도로 영재교육원과 연계해 받는 것을 권하고 싶다"며 "백군이 서울과학고에 남는다면 동급생들보다 천천히 4~5년 동안 학교를 다니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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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재교육은 개인을 일반화”
“인지 발달과 정서 발달 같이 가야”
서울과학고를 조기 진학했다가 자퇴 논란에 휘말린 ‘IQ204 천재’ 백강현(10)군이 일반교육은 물론 영재교육에서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재교육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획일화된 한국 영재교육의 한계를 지적했다. 송인섭 숙명여대 교육심리학과 명예교수(전 한국영재교육학회장)는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영재교육은 한 개인의 월등한 특성을 집중 육성해주는 것이지만 한국의 영재교육은 한 개인을 일반화한다”며 “이것은 국가적인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정현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과학영재교육원장도 “백군은 발현된 능력보다 잠재능력을 인정받아 선발된 아이”라며 “아직 이런 친구들을 위한 영재교육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월반’하기 전 또래 학급에서 대화가 통하지 않아 고립됐던 백군은 서울과학고에 진학해선 같은 반 형·누나들에게 정서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백군 부모는 2021년 백군을 초등학교 1학년에서 5학년으로 조기 진급시키면서 “아이 정서나 사회성 함양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아이가 또래와 대화가 통하지 않아 답답해 했다”고 말했다. 서울과학고로 월반할 때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영재교육시스템에 입성한 지 2년 만에 또다시 벽에 부딪혔다. 학교생활엔 학업 능력뿐 아니라 또래 집단과 교류·소통을 위한 정서적, 신체적 성숙도 필요한데 조기 입학생인 백군에겐 버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영재교육에 발을 들였다 중도 포기하는 학생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22일 학교정보공시사이트 ‘학교알리미’와 종로학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7개 영재학교(공시에 없는 한국과학영재학교 제외)에서 자퇴한 학생은 87명에 달했다.
송 교수는 “영재 선발에만 집중해 이들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며 “영재교육을 하는 사람조차 영재의 개념을 모르고 귀찮아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영재들이 희생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에 영재학교와 과학고는 28개가 있다. 지난해 기준 영재교육을 받은 고등학생은 1만1076명이었다.
정 원장은 빠르게 키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빠른 인지 발달 속도에 맞춰 정서도 함께 발달하는 게 중요한데, 현재의 영재교육엔 이러한 부분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천재로 유명했던 김웅용씨와 송유근씨 모두 조기교육으로 성인이 돼 어려움을 겪었던 건 인지 발달 속도에만 집중하고 정서 발달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백군의 인지 발달 수준이 고등학생과 비견된다 하더라도 정서 발달은 초등학생”이라고 짚었다.
이어 “(백군은) 초등학교로 돌아가 영재성이 드러났던 과목 수업을 별도로 영재교육원과 연계해 받는 것을 권하고 싶다”며 “백군이 서울과학고에 남는다면 동급생들보다 천천히 4~5년 동안 학교를 다니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용현 정신영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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