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그린우드 복귀 준비했다…"운동가+국회의원+내부 직원 연이은 비판"→퇴출 결심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사실 내부 조사 이후 메이슨 그린우드의 복귀를 먼저 계획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22일(한국시간) "맨유는 반발로 인해 그린우드를 방출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지난 2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그린우드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맨유는 먼저 "구단은 그린우드의 혐의에 대한 내부 조사를 마무리했다"라고 전했다.
맨유는 "이번 조사는 그린우드에 대한 모든 혐의가 기각된 후 시작됐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로 지목된 당사자의 권리, 관점, 구단의 기준, 가치를 고려하고 가능한 많은 정보와 맥락을 수집하고자 노력했다. 이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세심하게 진행했다"라며 조사 과정을 전했다.
이어 "우리가 입수한 증거에 따르면 온라인에 게시된 자료는 전체 상황을 보여주지 못하기에 그린우드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그린우드가 오늘 공개적으로 인정한 바와 같이 실수를 저질렀으며, 이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 그린우드를 포함한 모든 관계자들은 그가 맨유에서 다시 선수 경력을 재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인지했고, 따라서 그린우드가 올드 트래퍼드에서 떠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상호합의했다. 이제 우리는 그린우드와 계약 해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며 맨유가 그린우드와 사실상 계약 해지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린우드는 지난 2022년 전까지만 해도 맨유를 대표하는 팀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맨유 주전 선수로 자리 잡은 그린우드는 지난해 1월 SNS에 올라온 한 영상으로 인해 추락했다. 그린우드 여자친구는 그린우드가 자신에게 성관계를 강요하고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을 증거로 맨체스터 경찰은 그린우드를 강간 및 폭행 혐의로 체포했다.
그린우드가 경찰에 체포되자 곧바로 맨유는 공식적으로 그를 선수단에서 제외했다. 판결이 나기 전까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사건은 지난 2월 영국 맨체스터 검찰청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2년 1월부터 조사받고 있던 사건과 관련하여 21세 남성에 대한 형사 소송이 금일부로 중단됐다”라고 발표하며 반전을 맞이했다.
다만 맨유는 무혐의 처분에도 그린우드를 곧바로 복귀시키지 않았다. 맨유는 그린우드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했으며, 자체 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그린우드의 복귀 여부를 보류했다. 결국 이번 성명서로 조사 결과 그린우드는 맨유를 떠나는 것이 확정됐다.
맨유의 성명문에 이어 그린우드도 직접 입장문으로 맨유를 떠나는 입장문과 논란이 된 성추문 혐의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나는 사람들이 SNS에서 보고 들은 것을 통해 나를 판단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고 먼저 말하고 싶다. 나는 어떤 관계에서든 폭력이나 학대는 잘못된 것이라고 배웠으며, 내가 고발당한 일을 하지 않았고, 지난 2월 모든 혐의가 무혐의가 됐다. 그러나 나는 내 관계에서 실수를 저질렀음을 전적으로 인정하며 SNS 게시물로 이어진 해당 상황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라며 범죄 사실을 인정하지 않지만, 자신의 실수도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어 "나는 축구 선수로서 좋은 모범을 보여줘야 하는 내 책임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있으며, 좋은 배우자와 아버지가 되는 큰 책임에도 집중하고 있다. 오늘의 결정은 맨유와 가족, 나 사이의 협력 과정의 일부다. 우리 모두를 위한 최선의 결정은 내 존재가 구단에 방해되지 않도록 올드 트래퍼드를 떠나 축구 경력을 계속하는 것이다"라며 맨유를 떠나기로 했음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맨유가 사실은 이번 조사 이후 그린우드를 복귀시킬 계획이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맨유는 거세지는 반발로 인해 그린우드를 유지하려는 계획을 포기했고, 그는 맨유를 떠날 것이다. 맨유는 당초 오랜 내부 조사 결과에 따라 그린우드를 1군 선수단에 재통합할 준비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맨유 고위 관리자들은 여러 운동가와 국회의원들의 대중적 항의와 그린우드 복귀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비판에 직면하며 극적인 반전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결국 그린우드가 올드 트래퍼드를 떠나는 것이 최선의 이익이 된다고 밝히며 그린우드가 맨유에서 다시 뛸 가능성은 전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맨유가 당초 복귀 계획을 여러 반대에 부딪히며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맨유는 당초 조사 결과 그린우드의 혐의가 뚜력하지 않았기에 복귀를 위한 계획을 모두 세웠다가, 각계각층의 반대에 직면하며 도저히 복귀를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매체에서는 에릭 턴 하흐 감독은 그린우드의 복귀를 반겼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데일리메일 소속 마이크 키건 기자는 "턴 하흐는 그린우드의 복귀를 찬성한 사람 중 한 명이었으며, 그린우드와 연락도 했다. 그는 그린우드가 복귀할 경우 그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연구 중이었다"라며 이미 턴 하흐는 그린우드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맨유 레전드인 게리 네빌도 이번 맨유의 그린우드 복귀 고민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네빌은 "맨유는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 처음 증거가 공개된 순간부터 그가 맨유에서 다시 뛰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분명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끔찍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리더십이 필요한데, 맨유에는 그런 리더십이 없다"라며 당연한 결정임에도 오랜 시간이 소요한 점에 대해 비판했다.
실제로 그린우드의 복귀에 대해서는 팬들을 비롯해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이 갈렸었다.
맨유 WFC에서는 강하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영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맨유 WFC 몇몇 선수들은 그린우드가 다시 팀에 복귀한다는 소식에 매우 불편해했다"라며 "그들은 그린우드 복귀가 맨유 남자 프로팀의 발전을 탈선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라고 전해졌다.
맨유 여성 서포터즈 클럽의 창립자 나탈리 버렐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린우드가 다시 맨유에서 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맨유는 세계에서 가장 클럽 중 하나"라며 "그린우드 복귀 결정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다. 나는 그린우드가 훈련을 하는 것과 맨유 유니폼을 입은 모습 그리고 올드 트래퍼드에서 다시 나타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스폰서들은 의견이 갈렸다. 당초 무혐의 처분이 나올 시점만 해도 모든 스폰서들이 그린우드 복귀에 난색을 표했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일부 스폰서가 그린우드 복귀에 청신호를 보내며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는 영국 현지 보도도 잇달았다.
맨유의 그린우드 복귀 관련 태도도 큰 비판을 받았다. 영국 현지에서는 맨유가 그린우드를 복귀시킬 것이라는 보도가 지난 16일 등장하자, 맨유에 대한 큰 반대 여론이 쏟아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맨유는 그린우드의 미래에 대해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리차드 아널드 CEO는 2주 전 구단 고위 관계자들에게 그린우드가 복귀할 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디애슬레틱 보도를 인용하면서 "아널드 CEO는 이미 2주 전 고위 관계자들에게 그린우드가 6개월간 내부 조사를 마치고 돌아올 거란 사실을 알렸다"고 강조했다. 데일리메일과 디애슬레틱 등 매체들의 보도 이후 여론은 맨유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었는데, 이번 텔레그래프의 보도로 맨유의 해당 계획은 사실이었음이 밝혀졌다.
한편 그린우드는 맨유와의 계약 해지가 결정된 이후 여러 무대에서 제안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 '더선'은 "맨유의 망명자 메이슨 그리운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스티븐 제라드 감독과 1000만 파운드(약 171억원) 계약을 맺거나 조제 모리뉴 감독과 재회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그린우드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과 세리에A 이적 가능성을 전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그린우드가 일부 팀에 대해서는 이미 거절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데일리메일은 "맨유가 그를 계획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이후 2개의 챔피언십(2부리그) 구단이 그를 영입할 준비가 됐음을 시사했으나, 그린우드는 해당 팀들로 이적하기를 거절했다. 그린우드는 대신 사우디, 이탈리아 또는 튀르키예로 이적해야 할 수 있다"라며 잉글랜드 무대를 떠날 확률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미 AC 밀란, 유벤투스, 아탈란타 등의 관심을 받았던 그린우드는 맨유와의 계약 해지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알 에티파크와 AS 로마, 갈라타사라이 등이 추가로 영입을 원하며, 차기 행선지를 찾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맨유 복귀와 불발이 며칠 사이에 엇갈려 버린 그린우드가 향후 얼마나 활약할지에 따라 그를 지켜보는 맨유 팬들의 감정은 사뭇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PA Wire, AP, 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알 에티파크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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