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t 순식간에 완판…구미산 '냉동김밥' 美서 대박 친 비결

김민상 2023. 8. 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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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통업체 트레이더조의 김밥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먹방. 사진 SNS 캡처


경북 구미에 본사를 둔 신생 식품업체가 만든 냉동김밥이 미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 한 달도 안 돼 곳곳에서 품절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 그동안 한인 마트에서 주로 팔리던 김밥이 현지의 대형 유통 채널과 만나면서 ‘초대박’을 터뜨렸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0년 창업한 김밥 제조업체 ‘올곧’이 미국 트레이더조스를 통해 이달 초 현지 판매를 시작한 냉동김밥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김밥 수십만 개가 들어간 250t 규모 초도 물량이 순식간에 완판(완전 판매)됐다. 현재는 2차 납품 물량을 준비하고 있다.


고기 대신 유부로…식물성 건강식으로 인기


상품명은 ‘김밥(Kimbap)’이라는 한국어를 그대로 쓴다. 그 아래 영어로 ‘한국식 두부와 야채로 만든 쌀밥 해조류 말이’라는 소개 문구를 넣었다. 가격은 3.99달러(약 5400원)다.

올곧 측은 “영하 45도에서 급속 냉동해 식감을 유지하고, 김밥 한 줄을 세 등분해 플라스틱 용기에 담았다. 이렇게 해서 편의성도 높인 게 인기 비결”이라고 꼽았다. 한국에서는 소불고기‧참치마요 김밥 등 10가지 종류를 SSG닷컴‧쿠팡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지만, 육류 수출에 제약이 있어 미국에는 유부가 들어간 식물성 제품만 공급 중이다.

현지에서는 소셜미디어(SNS)에서 김밥 먹는 영상을 올리면서 금세 유명해졌다. 한인 교포가 영어로 냉동김밥 조리법을 소개한 틱톡 동영상에는 엿새 만에 ‘좋아요’가 77만여 개, 댓글이 3600여 개가 달렸다. “트레이더조스 직원들이 이 영상을 꼭 봐야 한다”며 품절 대란을 막아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계란을 풀어 김밥에 담근 후 프라이팬에 구워 먹거나 불닭볶음면 같은 한국 라면과 함께 즐기는 먹방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품절과 대기 영상도 화제다. 마트에 갔는데 빈 냉동고만 있고, 새로 배달되는 김밥 박스를 기다렸다가 10개를 한꺼번에 사 가는 식이다. 이를 본 다른 미국인들은 “내가 갈 때마다 품절”이라고 하소연한다.

미국 유통업체 트레이더조에 납품하는 냉동 김밥 제작 비법. 국내에서는 아버지가 책임감 있게 만든 간편식이라는 의미를 담아 ‘바바김밥’으로 출시된다. 사진 올곧


트레이더조스는 미국 전역에 56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의 슈퍼마켓 체인 알디가 1979년 인수했다. 알디는 유럽과 아시아, 호주 등에 1만24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세계적인 유통 업체다. 김희철 올곧 영업관리팀 마케팅과장은 “알디 본사가 있는 독일 식품박람회에도 초청돼 오는 10월 냉동김밥을 전시할 예정”이라며 “유럽으로도 판매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곧뿐만이 아니다. 경남 하동군에 있는 ‘복을 만드는 사람들’(복만사)이 제조한 냉동김밥은 최근 영국 시장에 진출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농업회사법인과 손을 잡고 K-김밥 수출길을 뚫으면서다. 해외 시식 행사를 보조하면서 지역 농산물 판매를 보다 많은 국가로 확대하려는 계획에 따라서다.

복만사 냉동김밥은 10t(1만5000달러어치) 규모로 영국 H-마트에 판매될 예정이다. 박종두 하동군청 농산물유통과장은 “수출량이 많아질수록 지역 농업인 수익에 도움이 돼 가공식품 판매를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경남 하동군의 농업회사법인 '복을 만드는 사람들'(복만사)에서 지역 농산물로 만든 냉동 김밥을 영국 수출하기 위해 선적하는 모습. 사진 경남 하동군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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