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사선변호인 기회 달라" 요청했지만... 재판부 '국선' 강행

[43차 공판 현장] 검찰 "누군가의 조직적인 사법 방해 아닌지 의심된다" 주장

[김종훈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 박정훈

 
법무법인 덕수에 이어 해광 소속 변호인단까지 사임하면서 실질적인 변호인 부재 상황에 빠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공판에서 검찰은 '조직적인 방해 행위가 의심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22일 오전 10시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 뇌물 등 혐의 43차 오전 공판에서 수원지검 소속 박상용 검사는 "지금 벌어지는 (재판 지연) 상황은 단순히 피고인과 가족 간 불화나 견해차로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법정에서 진실을 진술하지 못하게 하려는 누군가의 조직적인 사법 방해가 아닌지 의심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설명에서 박 검사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언급했다. 지난달 13일 박 의원이 이 전 부지사 측근인 민주당 용인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이아무개씨를 만나 '이화영과 관련해 당이 도울 수 있는 건 돕겠다'라는 제안을 했고, 이 자리에서 이씨는 이 전 부지사 부인 백정화씨와 통화를 연결해 줬다는 것이다.

이후 이어진 백씨의 편지와 이 전 부지사의 옥중 서신 모두 이와 관련됐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 측은 백씨의 해광 변호인단 해임신고서 제출과 덕수 변호인단의 공판 출석 후 사임 등도 '누군가의 조직적 사법방해 행위'라고 강조했다. 다만 검찰은 시간 순서대로 사건을 나열할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인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검찰 "재판부의 국선변호인 결정 감사... 지속적인 국선 필요"

이 전 부지사는 이날 공판에서 재판부에게 "이런 상황이 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사선변호인을 선임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임 논의를 위해) 최근 김아무개 변호사를 만났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현재로서 사선 변호사가 선임될 것이라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국선 변호사 한 분을 선정해 오늘 오후 재판을 진행하겠다"며 "앞으로 사선이 선임될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국선의 조력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해광 측에서 사임계에 당부한 것처럼 피고인이 제대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국선을 추가로 선임되도록 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가 언급한 김 변호사는 선임 의뢰 연락을 받고 지난 41~42차 공판이 진행되던 기간 이 전 부지사를 네차례 접견한 변호사다. 그는 이 전 부지사의 측근으로 현재 구속 중인 신아무개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변호인이기도 하다.

김 변호사는 공판 전날인 21일 오후 이 전 부지사를 수원지검에서 만나 변호사 선임 여부 등을 논의하고자 했으나 갑자기 만남이 불발됐다. 김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에 "21일 16시에 (이 전 부지사와) 수원지검에서 접견이 예약돼 있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접견이 취소돼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어제 이 전 부지사를 만나 내가 이 사건을 선임했다면 오늘 이렇게 공전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갑자기 이 전 부지사와의 접견이 취소됐는지 명확한 이유가 확인돼야 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공판에서 재판부와 이 전 부지사 사이에 김 변호사에 대한 문답이 이어지자 검찰은 끼어들며 "저희가 알기로 김아무개 변호사는 선임이 안 된 사람이라 사건에 대한 (피고인과의)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기 어렵지 않느냐"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 검찰은 재판부가 국선변호인을 선임한 것에 대해 "(재판부가) 사안의 엄중함을 인정해 국선변호인 선임을 결정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보다 안정적으로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서 변론할 수 있는 지속적인 국선변호인단의 선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고, 신속하게 재판이 이뤄질 수 있기를 요청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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