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24도, 전국 1만명 몰렸다…107억 들인 경주 이곳
22일 오전 경북 경주시 천군동 토함산 자락.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처서(處暑)를 하루 앞둔 날이었지만 바깥 날씨는 여전히 무더웠다.
차를 타고 산골짜기 사이에 난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니 마치 풍선으로 만든 듯한 거대한 건물이 눈에 띄었다. 지난 4월 정식으로 문을 연 국내 최초 정규규격 실내 축구장인 ‘스마트에어돔’이었다. 공기압을 이용해 기둥과 옹벽 없이 세워진 가로 120m, 세로 78m, 높이 25m 크기의 K리그 인증 구장이다.
밖은 늦더위 기승…경기장 안은 선선
에어돔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축구경기가 한창이었다. 11~12세 어린이 선수들이었지만 사뭇 치열하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이 경기는 지난 12일 개막한 ‘2023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 참가팀인 ‘동탄주니어’와 ‘포천시민구단’ 간의 경기였다. 전·후반 20분씩 치러지는 경기 동안 선수들은 경기장을 종횡무진누볐다. 올해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에는 경주시 자매우호도시인 중국 양저우시(揚州市)와 일본 나라시(奈良市) 축구팀을 비롯해 전국 학교·클럽에서 201팀, 1만여 명이 출전했다.
스마트에어돔의 가장 큰 특징은 바깥 날씨와 관계 없이 쾌적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경주는 오전 11시인데도 33.4도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스마트에어돔 안은 선선했다. 습도도 낮아 바깥에서 흘린 땀이 단시간에 말랐다.
여름 24도·겨울 18도 유지하도록 설계
경주시가107억원을 들여 만든 스마트에어돔(1만752㎡)은 여름에는 영상 24도, 겨울에는 영상 18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습도도 항상 50%로 맞춰져 있다. 축구 관계자들은 이런 쾌적한 조건에서 인조축구장 1면과 모래훈련장 1면, 전술회의실, 탈의실, 주차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건물 내에 기둥이 없어 그림자가 생기지 않고 간접조명 설계로 눈부심 없이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일반 건물보다 인장력이 높아 냉·난방뿐 아니라 지진이나 태풍에도 강한 것이 장점이다.
이날 경기를 펼친 포천시민구단 이종립(34) 감독은 “스마트에어돔에서 경기를 처음 해봤는데 바깥 날씨와 상관 없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해 선수들이 덜 지친 상태에서 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스마트에어돔은 축구 관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월 시범운영부터 지난달까지 축구 관련 221개팀 6590명, 경주 황남초등학교 체육대회 등 체육행사 11회 2700여 명 등 9290여 명이 스마트에어돔을 이용했다. 현재 열리고 있는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에서도 1000여 명이 참여한 48개 경기가 스마트에어돔에서 치러져 반년 만에 1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은 셈이다.
전국에서 축구 선수와 관계자 등이 몰리면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경주시 관계자는 “올해 화랑대기 유소년 축구대회를 찾은 축구단이 대회 기간 불국사·대릉원 등 유명 관광지 견학도 하고 식당·숙박 업체도 이용하면서 지역 상권에 활기가 돈다”고 설명했다.
입소문 타고 반년새 1만 명 축구장 이용
주낙영 경주시장은 “스마트에어돔 경기장이 감독·선수·학부모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엑스포 공원과 보문단지, 풍부한 숙박·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스포츠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도록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스마트에어돔은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경기장을 사용하려면 경주시 공공서비스 예약 사이트에서 신청하면 된다.
경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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