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삼키는 새우'... HMM 인수전 순항할까

유오성 기자 2023. 8. 2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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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 없다" HMM 주가 '털썩'

[한국경제TV 유오성 기자]
[앵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 인수전의 1차 관문인 예비 입찰이 어제 마감됐는데, "대어가 없다"는 평가 속에 HMM 주가가 오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인수전이 어떻게 전개될지, 취재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유오성 기자, 먼저 HMM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이 HMM보다 몸집이 작더군요.

[기자]

네 일단 예비 입찰 서류를 제출한 곳은 하림과 LX, 동원 국내 중견기업 세 곳과 글로벌 선사인 하팍로이드 이렇게 네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일한 국적 해운사 HMM을 외국계 회사에 넘길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전이 사실상 3파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말씀하신대로 인수후보들이 HMM보다 몸집이 작다는 겁니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인데요.

HMM은 자산규모가 25조8천억원으로 재계순위 19위인데, 하림은 자산 17조로 27위, LX는 자산 11조로 44위, 동원은 자산 9조원으로 54위입니다.

[앵커]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 입장에서는 HMM인수로 덩치를 키울 수 있는 기회지만, 말씀하신대로 HMM보다 덩치가 작기 때문에 인수했을 때 과연 자금력이라든지, 인수 이후에 문제가 될 것이 없겠느냐 이런 것들을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기자] 네. 시장에서는 HMM 인수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을 5~6조 원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의 현금성 자산을 보면 LX가 2조4천억, 하림은 1조5천억, 동원은 6천억 원 수준입니다.

5~6조원에 비해 한참 모자라죠. 가장 사정이 낫다고 하는 LX조차도 HMM 인수를 위해서는 최소 2조6천억이 더 필요한 셈입니다.

워낙 큰 금액이다 보니 단독 인수는 힘들고 재무적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로 인수금융 금리가 많이 올랐습니다.

시장에서는 인수금융 금리가 8%대가 될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 인수 금융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산업은행이 HMM에 쌓여 있는 현금성 자산, 12조원 가량 되는데요, 이걸 배당으로 빼가는 걸 탐탁지 않게 본다는 것도 인수 후보 기업들엔 부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초호황을 누리던 해운업황이 부진해지고 있다는 것도 인수의 걸림돌이라는 분석도 나오죠?

[기자]

네 맞습니다. 올해 해상 운송 시장은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로 컨테이너 운임이 하락하는 상황입니다.

국제해상운임 지표로 활용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지난 18일 기준 1031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월 SCFI가 5109 포인트였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토막이 난 셈입니다.

앞으로도 해상 운임이 정상화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경쟁사들이 업황이 좋았던 2021년과 2022년에 발주한 선박들이 올해 차례로 인도되면서 해운공급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여파로 HMM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7%, 92% 감소한 4조2천억원, 46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중견그룹만 참여한 이번 입찰에 대해, 산업은행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산업은행은 일단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을 대상으로 이달 중 입찰 적격자를 선정하고, 두 달 가량 실사를 진행 한뒤 연말께 최종 인수계약을 체결하는 일정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일각에선 산은이 이번 매각 작업을 중단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앞서 매각 공고를 내면서 산업은행은 매도인 사정에 따라 매각 절차가 취소나 변경될 수 있다는 조건을 달기도 했고요.

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HMM 인수를 통해 한국 해운산업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고 자본과 경영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하길 바란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산은이 이번 매각 작업을 중단한다면 대우조선해양 사례처럼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원매자를 찾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하고, 공개입찰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을 통해 한화그룹에 매각된 바 있습니다.

[앵커] 네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
유오성 기자 os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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