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가격 반토막, 어민 파산 신청...수출로 돌파구 찾는다
‘바다의 황제’라고 불릴 만큼 고급 수산물로 알려진 전복 가격이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하락하면서 어민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복은 국내 생산량의 99.4%를 전남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전남도는 소비 촉진을 위해 대규모 행사를 열고,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섰다.
크기 클수록 더 떨어진 전복 가격
22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복 산지 가격이 큰 전복(㎏당 8마리)은 2만 3217원으로 지난해 7월 4만 2609원보다 45.5% 떨어졌다. 중간 전복(㎏당 12마리)은 1만 9739원으로 지난해(2만 5565원)보다 22.8%, 작은 전복(㎏당 20마리)은 1만 5391원으로 19.5%(1만 9130원) 하락했다.
많이 생산했는데…소비 위축 때문
전남도는 전복 가격이 내려간 원인으로 경제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을 꼽았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복 출하량이 작년보다 1%가량 늘었지만, 수산물 소비 위축 현상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전복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위축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영향도 있다고 한다. 김양수 완도전복생산자협회 본부장은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문제가 이슈화하면서 수산물 소비가 위축된 면이 있다"라며 “방류가 불가피하다면 가급적 추석 연휴 이후에 하는 게 낫겠단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전복 출하량이 증가한 것도 가격 하락을 부추긴다. 전남지역 전복 출하량은 2015년 6700t, 2016년 1만t, 2018년 1만 9900t 등 해마다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2만 1900t이 생산됐다. 지난달 출하량은 2511t으로 전달(6월)보다 14%가 증가했다. 무더운 날씨에 따른 보양식용 전복 판매와 함께 여름철 고수온으로 인한 폐사를 우려한 생산자들이 출하를 늘렸기 때문이다.
"일본 오염수 방류, 엎친데 덮친격”
가격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 신고하는 어민도 속출하고 있다. 완도군이 수협으로부터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달까지 전복 어민 60여명이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김양수 본부장은 "10여년 전 전복 양식업이 호황기를 누릴 때 청년층이 많이 뛰어들었다가 최근 가격 폭락 사태를 버티지 못하고 완도를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복 양식 어가 위해…다양한 판로 확보
전남도는 전복 소비 촉진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도는 최근 수협중앙회와 전복 시식행사를, 전남지방우정청과 ‘우체국쇼핑 완도전복 어가 돕기 특별할인전’을 열었다. 또 대형외식업체와 연계해 신메뉴 개발과 판매처 확보, 대기업 구내식당과 군(軍)에 납품하는 등 안정적인 소비처를 확보할 방침이다.
해외 판로도 개척한다. 전남도는 ‘전복 수출 확대 해외 판촉 지원사업’을 추진해 특정 국가에 편중된 판로를 동남아시아와 유럽 시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해외 9개국 26곳에 운영 중인 전남 상설판매장과 현지 수입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판촉 행사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최근 전복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어민 고심이 커지고 있다"며 "판매 활성화 방안 추진 등을 통해 전복 어가의 어려움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도=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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