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이어 자폐 아동 등장…어린이 콘텐츠에 필요한 변화의 바람 [D:방송 뷰]
이번엔 자폐 스펙트럼 장애 가진 별이 통해 유의미한 메시지
유기견 댕구부터 다문화 가정 아동 마리,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별이까지. ‘딩동댕 유치원’이 캐릭터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의 윤리적 가치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어린이 콘텐츠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유기견, 다문화 가정, 휠체어 타는 캐릭터 등 여러 새 캐릭터들을 통해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던 EBS ‘딩동댕 유치원’이 이번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별이의 출연을 예고했다. EBS는 별이의 등장에 대해 “발달장애 아동의 특성을 알고,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캐릭터 별이를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딩동댕 유치원’의 여러 캐릭터는 물론, 지난해 TV만화 ‘뿡뿡빵빵 부부맨’에서는 전업주부 아빠의 이야기를 통해 성 역할 고정관념을 뒤집은 바 있다. EBS가 어린이 콘텐츠에서도 시대에 발을 맞추고, 유의미한 메시지를 담아내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 같은 노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딩동댕 유치원’과 유사 사례를 먼저 살펴보면, 미국의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서는 이미 지난 2016년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캐릭터 줄리아가 등장한 바 있다.
레고그룹은 올해 대표적인 인기 시리즈인 ‘레고 프렌즈’ 출시 10주년을 맞아 선천적으로 팔이 없는 캐릭터 오텀을 비롯해 백반증을 가진 식품점 직원, 다운증후군인 플로리스트를 피규어에 포함했으며, 디즈니는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인어공주’에 흑인 인어공주를 캐스팅했다. 장난감부터 동화 속 캐릭터의 변화까지. 어린이 관련 콘텐츠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에 초점을 맞추는 시도들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어린이 관련 콘텐츠에서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묘사, 표현 등으로 지적을 받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YWCA가 지난 2월 공개한 ‘2022 대중매체 양성평등 내용 분석 보고서’에서는 지난해 방송된 콘텐츠들의 성차별적 콘텐츠 사례와 문제점을 분석한 내용이 담겼는데 ‘젠더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어린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었다.
한 예로 ‘엉뚱발랄 콩순이와 친구들’에서 보물 상자를 발견한 여성 캐릭터 송이는 “예쁜 인형이랑 반짝반짝한 보석이 가득할 것 같아”라고 말하고 남성 캐릭터 밤이는 “그게 무슨 보물이야! 아마 멋진 공룡 장난감이 가득할 거야”라고 말했다. ‘꼬마자동차구조대’에서도 남성 캐릭터인 소방차 루이는 힘과 도구를 써 문제를 해결하는데 여성 캐릭터인 구급차 포미는 다친 아이들을 치료하며 보살피는 역할을 수행했다.
인종차별적인 내용을 담아 비난을 받은 어린이 광고도 있다. 지난달 ‘안색을 밝혀준다’라는 취지의 한 어린이 영양제 광고가 SNS에 게재됐는데, 한 아이가 어두운 피부색을 한 울고 있는 아이아이에게 “아프리카 사람이냐”고 묻더니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긴 것. 이에 “이는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이 쏟아졌고, 결국 해당 업체가 사과하며 관련 게시글을 삭제했다.
이제는 작품에 담긴 다양성, 포용성 등 윤리적 가치도 중요한 평가의 기준이 되고 있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국내 콘텐츠들을 주목하면서 글로벌 기준에 발을 맞추려는 노력도 동반이 되고 있다.
어린이 콘텐츠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일이 되기도 한다. 오은영 박사는 넷플릭스가 주최한 한 강연회에서 “아이들은 책으로도 배우지만 다큐멘터리나 종이접기, 운동 관련 잘 만든 영상을 보면 책 보다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좋은 영화는 깊은 감동도 준다”고 좋은 콘텐츠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이유를 언급한 바 있다. 아이들에게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력을 고민하는 ‘딩동댕 유치원’과 같은 사례들이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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