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 나선 위너 김진우, 전성기는 지금부터

2023. 8. 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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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별을 자주 올려다본다. 어릴 적 살던 섬의 뱃소리를 종종 떠올린다. 여전히 슬픈 드라마를 보면 울고, 그런 연기를 하고 싶다 생각한다. 흐려지지도 때묻지도 않은 김진우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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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진우 씨는 어쩐지 가을과 닮았다는 느낌이 들어요. 가을 좋아하나요?

A : 네. 어디 나가기 좋은 날씨잖아요. 특히 가을밤은 맑고 높고 별이 잘 보여서 좋아요. 노지 캠핑하기 좋은 계절이죠.

Q : 캠핑의 맛은 뭔가요?

A : 음식과 술, 풀벌레 소리, 멍 때리고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공기, 별. 얼마 전에도 다녀왔는데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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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드론 촬영도 좋아하잖아요. 촬영해보고 싶은 곳 있어요?

A : 제 고향인 임자도 앞쪽에 만지도라는 작은 섬이 있어요. 할아버지가 사시던 곳이래요. 거길 한번 찍어보고 싶어요.

Q : 최근 임자도에 간 적 있나요?

A : 본가가 있는 목포엔 자주 가는데 늘 임자도까진 못 가보고 오네요. 이번에 시간 내서 가보려고요. 예전에 살았던 집에서 놀고, 섬 뒤에 있는 바닷가를 ‘뒤풀’이라고 불렀는데 거기서 놀려고요. 그런데 신기한 건, 지금 가면 뭐든지 참 작게 느껴져요. 높아 보였던 담도 지금 가보니 한참 낮더라고요.

톱 2백70만원, 롱 하프 킬트 4백60만원, 팬츠 1백60만원, 부츠 1백60만원 모두 디올 맨.

Q : 진우 씨의 어린 시절은 바다로 꽉 차 있겠네요.

A : 맞아요. 바다밖에 없어요. 그때를 떠올리면, 귀에 선명하게 들리는 것 같은 소리가 있어요. 배에 파도가 부딪치면 ‘뽀글’ 하고 물이 들어왔다 나가는 소리. 어린 시절 좋아했던 소리예요.

Q : 아버지가 선장님이었어서 좋은 구름, 나쁜 구름을 구분할 줄 안다고요.

A : 아주 정확한 건 아니지만, 하늘의 구름을 보면 대충 이쪽에 비가 오겠구나, 하는 감은 잘 맞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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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도시 생활을 한 지 13년 정도 흘렀는데도 진우 씨에겐 어떤 순수함이 보여요.

A : 아직도 전 제가 섬사람이란 생각을 해요. 어릴 적 임자도에서 지낸 기억이 깊이 새겨져 있죠. 그때는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 한정적이었고, 뭍에 와서는 친구들이 좀 더 생겼지만 무리 지어 노는 타입은 아니었어요. 서울 와서도 마찬가지였고요. 제가 워낙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편이라 때가 덜 묻은 것 아닐까요? 요즘엔 하도 주변에서 좀 나가보라고 권해 일주일에 한 번은 나가려 하고 있지만요.(웃음)

Q : 예전에 만나 인터뷰한 적이 있죠. ‘김진우’ 하면 친절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드는데, 여전한가요?

A : 저는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하려는 편이에요. 하지만 요즘엔 무례한 사람에겐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누군가가 남에게 어떤 식으로 말하는지, 어떻게 대하는지를 많이 봐요. 나쁜 사람들은 그거에서 다 티가 나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을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으니 이젠 저의 친절함도 좀 천천히 발휘되는 편이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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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방영을 앞둔 드라마 〈순정복서〉에서는 여주인공의 첫사랑, 다정한 유치원 부원장 ‘한재민’ 역할이라고요. 맞춤옷 같은 설정이에요.

A : 제가 애들을 좋아해요. 예전에 리얼리티 방송을 했을 때도 아이들 돌보는 걸 잘했죠. 유치원 부원장이라는 설정만 보면 싱크로율 90%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하하.

Q :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는데, 특별히 신경 쓴 점이 있나요?

A : 제가 긴장을 잘하는 편이라, 최대한 릴랙스하려고 했어요. 스트레칭도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대본을 복기하고. 가수로서 노래할 때는 무대 올라가기 전에 “악!” 하고 소리치면 긴장이 탁 풀리거든요. 그런데 배우로서는 아직 효과적으로 긴장 푸는 법을 찾지 못해 헤매는 중입니다.(웃음) 같이 출연한 배우들도 많이 도와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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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10대 때,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 배우 최진실의 시한부 연기를 보고 연기자가 되길 꿈꿨죠. 또다시 연기자 꿈을 꾸게 해준 작품이 있어요?

A :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섬이 배경이고, 여러모로 저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설정이 많았어요. 꺼이꺼이 울면서 마지막까지 봤죠. 이렇게 몰입하고 공감한 드라마는 오랜만이에요. 수많은 작품 속에서 나를 울리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작가님이나 감독님의 힘과 더불어 배우의 힘을 절실하게 느낀 작품이기도 했는데요, 저도 배우 김진우로서 시청자에게 이런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Q : 어떤 게 진우 씨를 울게 해요?

A : 요즘 SNS에 실험 카메라 영상이 많은데, 세상 사람들 다 이랬으면 좋겠다고 느껴지는 상황들이 있어요. 형이랑 동생이 음식점에 가서 동생 밥만 시켰는데 사장님이 서비스로 형 밥도 챙겨주고… 그런 걸 보면 눈물이 찔끔 나요.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는데 누나가 점심시간에 학교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고작 두 살 차이 나는 누나가 저 주려고 챙겨둔 피자 조각을 내밀더라고요. 혼자 다 먹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아직도 누나에게 그 얘길 하면서 고마웠다고 해요. 요즘 세상이 너무 흉흉한데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Q : 좋아하는 주종 있어요?

A : 소주. 노포 가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두부김치랑 먹는 걸 좋아합니다. 누가 알아보면 어떻게 하냐고요? 저도 반갑게 인사해요. 다들 술 한잔 즐기러 온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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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30대의 김진우는 어떤 시기를 보내고 있나요?

A : 제 사주에 30~40대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전성기를 기다려보겠습니다. 올 겁니다.(웃음)

Q : 어떤 사람으로 나이 들고 싶어요?

A :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 아주 큰 행복이 아니더라도, 소소한 행복이 끊이지 않고 계속 찾아오고, 그걸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사람들 만나고, 맛있는 거 먹고, 캠핑 가서 별을 보고, 그런 것들.

Q : 진우 씨는 어떤 걸 믿어요?

A : 나 자신. 내가 해야 할 일은 어느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아요. 이 배의 선장은 나고, 파도를 헤쳐나가는 것도 제 몫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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