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맹목적 '오픈이노베이션' 따라하기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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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회의에 참석하면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에 대한 발표나 패널 토의 코너가 빠지지 않는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 중견기업, 공공기관 심지어 스타트업에도 뜨거운 감자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기업 혁신의 중요한 도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무조건적 맹신은 경계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목적과 가치를 고민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글로벌 기업들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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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전략·진행 방법 달라야
최근 국제회의에 참석하면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에 대한 발표나 패널 토의 코너가 빠지지 않는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 중견기업, 공공기관 심지어 스타트업에도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오픈 이노베이션이 궁극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야 하는지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용어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 처음 제시했다. 개발비용을 초과하는 수익을 기대하는 폐쇄형 혁신 모델을 비판하며 나온 개념이다. 혁신의 분업화를 추구하며 기업이 상품기획부터 연구개발, 고객 판매까지의 단계에서 기업이 가진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혁신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타 기업이나 학교·연구기관 등과 협업해 만들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 모델을 개방적으로 만드는 과정과 동시에 기업이 모든 프로세스와 데이터를 소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시작점이다.
2023년 현재에는 일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과 환경 역시 개방적인 성격으로 바뀌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에 따르면 2026년까지 기업 매출의 50%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적이 없는 상품, 서비스, 사업 모델을 통해서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현재 기업별로 가지고 있는 사업 모델로는 지속 가능한 경영 상황을 만들 수 없다는 얘기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지속해서 혁신하고 고도화해야 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세계 그 어디보다도 발 빠르게 트렌드를 적용하는 한국에서 많은 기업 및 기관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외치지만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지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최근 마치 유행처럼 혁신, 디지털전환, 사내 벤처 및 오픈 이노베이션에 기업들이 집중하는 부분에 대해 안타까움이 있다. 기업과 기관은 이런 거대한 흐름과 트렌드에 따르기에 앞서 각 기업의 전략 방향성과 기관이 당면한 문제와의 연관성을 깊게 검토해 봐야 한다.
이러한 각각의 주제들은 모두 다른 별개의 내용이 아니라 연결돼있다. 그리고 변화하는 경영 현황에 따른 기업의 지속가능성 및 경영혁신을 위한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그 중심에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한다고 기업의 혁신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 경영진이 ‘혁신’과 ‘가치 창출’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과거 글로벌 기업을 빠르게 따라 하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에서 빠른 실행을 중심으로 한 시행착오 기반 ‘패스트 페일(Fast Fail)’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이 구글,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가 작은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현재도 혁신하고 있는 핵심 엔진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기업 혁신의 중요한 도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무조건적 맹신은 경계해야 한다. 기업의 성격, 규모, 사업 모델 등에 따라 혁신 전략과 진행 방법도 달라야 한다. 구구단 외우듯이 공식을 대입하려 하지 않았으면 한다. 성인이 갓난아기의 옷을 사려고 노력하는 모습처럼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목적과 가치를 고민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글로벌 기업들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김형섭 SAP코리아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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