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재판 혼자 나온 이화영 "사선 변호인 선임기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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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인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2일 재판에 나와 "지금 가족 설득도 어렵고 법무법인 해광 설득도 어렵다"면서 "꼭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서 재판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 전 부지사에게 "변호인이 출석하지 않아 이 전 부지사 혼자서는 변론을 할 수 없다"며 "사건 기록에는 변호인이 몇 명 있는데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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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인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2일 재판에 나와 "지금 가족 설득도 어렵고 법무법인 해광 설득도 어렵다"면서 "꼭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서 재판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가 이날 오전 10시에 연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43차 공판에 변호인 없이 혼자 출석했다. 앞서 이 전 부지사를 변론해온 법무법인 해광의 변호인들은 전날 재판부에 사임계를 내고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이 전 부지사에게 "변호인이 출석하지 않아 이 전 부지사 혼자서는 변론을 할 수 없다"며 "사건 기록에는 변호인이 몇 명 있는데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이 전 부지사는 "몇 명인지 정확히 모른다. 초기에 선임하고 계속 유지됐는지도 모른다"며 "현재 상태에선 재판부의 입장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는 기회를 일단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재판에서 예정돼 있던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증인신문은 오후로 미뤄졌다. 안부수 아태평화교륙협회 회장은 재판에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에게 "변호인을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전 부지사는 재판을 조력해 줄 변호사가 없다. 기록상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으로 현근택 변호사 등 2명이 남아 있지만 이들은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조사에 몇차례 입회했을 뿐, 재판에 참여한 적은 없다. 헌법 제12조 제4항은 체포 또는 구속된 피의자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으며, 변호사를 구할 수 없을 땐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가가 변호인을 붙이도록 규정한다.
만약 이 전 부지사가 이날 안으로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을 경우, 재판부가 국선변호인 선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날 다시 한번 국선변호인 선임을 요청할 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 변호인 문제로 재판이 파행을 거듭하자 "피고인이 국선 변호인을 통해서라도 다음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재판은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선임이 마무리되고 난 후 오는 29일에나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부지사의 법정 진술을 발판 삼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불러 조사하려 했던 검찰의 계획도 일주일 더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전 부지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경기도지사 방북 추진을 요청했다"며 "당시 도지사였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쌍방울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북한에 돈을 썼는데, 우리도 (도지사 방북에) 신경 써줬을 것 같다'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았다. 이 전 부지사는 이와 같은 진술을 재판에서도 할 예정이었지만 변호인들의 돌발행동으로 약 한 달간 법정에서 입도 떼지 못했다.
이 전 부지사가 법정에서 같은 입장을 밝히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다음 달 초나 중순께 이 대표를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과 증거들을 비춰, 쌍방울이 2019년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을 성사하기 위해 북한에 300만 달러를 보낸 것에 대해 제3자 뇌물 혐의가 성립된다고 보고 있다. 조사 이후에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가 수사 중인 '백현동 개발비리' 사건과 함께 병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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