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세 기부왕, 고려대 명예박사 되다

서명수 2023. 8. 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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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동원 고려대 총장, 유휘성 前조흥건설 대표, 유혁 고려대 대학원장 겸 연구부총장이 명예박사학위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21일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유휘성 전 조흥건설 대표(상학 과 1958년 졸)에게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유휘성 교우는 1958년 고려대 상학과 입학 후 생계가 어려운 와중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학업을 마치며 조흥건설을 창립한 이후 33년간 건축업, 토목·자재 생산업, 부동산 임대업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아우르는 경영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업을 정리한 이후에는 잔여 재산을 대한민국 고등교육 발전 및 미래인재 육성을 위하여 기부했으며 그 공훈을 인정받아 2021년에는 국민포장을 수훈한 바 있다. 또한 지속적인 기부활동으로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전하며 대중들에게 ‘기부왕’으로 기억되고 있다. 고려대는 이같은 유휘성 교우의 공로를 인정하여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유휘성 교우는 2011년 현대자동차 경영관 건립기금으로 10억원을 기탁하여 경영대학 학생들을 위한 교육공간 마련에 기여했으며, 2015년부터는 인성장학기금으로 25억 원을 출연하여 95명의 학생들에게 8억원에 가까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에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약 38억원의 인성기금을 출연하여 교원의 연구 지원은 물론 연구자상을 제정하여 많은 교원의 연구의욕 고취 및 연구능력 배양에도 크게 공헌했다. 지난 2020년도에는 COVID-19 팬데믹으로 지친 의료진을 돕고자 10억원의 의학발전기금을 출연한 바 있고 본교 교직원을 위한 인성공로상을 제정하여 학교 발전에 기여한 직원을 격려하는 등 모교인 고려대학교 전반을 아우르는 고대사랑을 몸소 실천하며 2011년부터 현재까지 총 84억 원의 기금을 희사해왔다.

그의 기부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거액이라는 금액 때문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생활비 장학금,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염원하는 교원 연구 지원기금, 코로나팬데믹 위기 극복과 심혈관 질환 연구 발전을 이끌 의학발전기금, 학교 발전에 기여한 직원을 격려하는 직원 공로상 기금까지 다방면으로 학교 구성원 모두를 후원하기 때문이다.

‘수의엔 호주머니 없어’, ‘돈은 온기가 있을 때 내야’, ‘생애 마지막까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고려대에 주고 싶다’는 기부 철학을 피력해왔던 유휘성 교우는 본인만의 신념이 담긴 기부를 몸소 실천해왔다.

명예박사 학위수여식에서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우리 고려대학교는 1905년 개교 이래 민족의 선각자들이 겨레의 꿈과 정성을 모아 성장해왔다. 오늘 명예박사학위를 받으신 유휘성 교우님께서는 고려대 역사에 오래오래 기억될 또 하나의 거대한 주춧돌을 놓아주셨다. 고려대는 유휘성 교우님의 숭고한 사랑과 고귀한 정신을 튼튼한 주춧돌로 삼아 더 영광스럽고 강한 대학, 인류의 미래사회에 공헌하는 세계 명문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더 높게 쌓아갈 것”이라며 “저마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냉혹한 사회에서 돈이 사람의 체온처럼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씀은 참으로 놀라운 가르침이다. 오늘 명예박사 학위수여는 그동안 아낌없는 기부를 통해 이 세상을 더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기적과도 같은 사랑을 몸소 실천해 보여주신 유휘성 교우님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았으며, 그 숭고한 정신과 철학을 고려대학교의 교육철학이자 역사로 길이 간직하고 이어가겠다는 다짐이 담겨있다”고 말하며 유휘성 교우의 헌신적인 삶과 이타적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답사에서 유휘성 교우는 “건축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키울때부터 모교에 기부하리라 결심했고, 마음의 고향이자 나를 키워준 고려대를 향한 반포지효(反哺之孝)의 생각이 늘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고 대학생활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 때문에 어려운 형편에 있는 학생들의 처지를 충분히 공감하여 지원을 결심했다. 그외에도 대한민국에서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연구 분야의 후원도 이어왔고 학교 발전을 위해 애쓰는 직원들을 위한 성원도 함께 해왔다. 앞으로 남아 있는 생애 동안 사랑하는 모교의 명예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미력이나마 저의 모든 힘과 정성을 다하고싶다”고 했다.

서명수 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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