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北, 위성 발사 재도전…시점과 기술은?

북, 일본에 24~31일 인공위성 발사 통보
발사장 2차 장마 영향…내주 발사 가능성
"열악한 기술"…정권수립기념일 75주년

북한이 오는 24일 0시부터 31일 자정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에 통보했다. 지난 5월 국제해사기구(IMO)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이후 북한은 더 이상 국제기구에 통보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만큼 일본에만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새벽 일본 해안 보안청에 인공위성 발사에 따른 해상 위험 구역을 3곳 설정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했다. 북한 남서측 황해 해상 2곳과 필리핀 동쪽 태평양 해상 1곳으로, 모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이다. 이 구역은 지난 5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던 궤도와 유사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군사위성 발사 시점은 날씨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부터 북한 황해도와 접경지역에도 많은 비가 예상된다. 군사정찰위성을 쏠 것으로 예상되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 지역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번주 발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예상과 달리 북한은 통보 하루 만에 위성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앞서 지난 5월29일 국제해사기구(IMO)에 5월31일 오전 0시부터 6월 11일 오전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통보했고 첫날인 5월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첫 군사정찰위성인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5월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만큼 3개월 만에 기술을 보완하지 못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만리경 1호를 탑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을 쏘아 올렸지만, 이 발사체는 1단 분리 후 2단 점화에 실패해 전북 군산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추락했다.

북한도 천리마-1형 발사 실패 원인으로 추진 체계와 연료 문제를 지목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확한 원인을 찾아 개선안을 마련하고 시험평가도 실시해야 한다. 이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위성 기술도 진일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군 당국은 지난 달 수거한 위성체 잔해물을 분석한 결과 군사 정찰위성으로서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북한이 3개월만에 군사정찰위성 재발사를 준비하는 것은 다음달 9일 정권수립기념일 75주년을 맞아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정권수립일을 ‘대축전장’으로 예고했는데, 정찰위성 발사를 통해 지난 달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경축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달 전승절을 앞두고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도발에 나선 바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