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소니 부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서소정 2023. 8. 2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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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7월 세상을 뒤흔든 상품이 나왔다.

바로 소니의 워크맨이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세상을 연 것처럼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소니는 TV에 이어 워크맨으로 전 세계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1982년 세계 최초의 CD플레이어를 출시하고 1995년 새로운 포맷의 DVD를 출시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했던 일본의 최대 전자제품 기업인 소니는 워크맨의 퇴장과 함께 서서히 소비자들에게 잊혀진 기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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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7월 세상을 뒤흔든 상품이 나왔다. 바로 소니의 워크맨이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세상을 연 것처럼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소니는 TV에 이어 워크맨으로 전 세계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3만3000엔이라는 고가의 제품이었음에도 '언제 어디서나, 걸어 다니면서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콘셉트인 워크맨에 시장은 열광했다. 당시 음반 시장의 주류였던 LP레코드는 휴대성을 갖춘 워크맨의 등장과 함께 점차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갔다. 등하굣길에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가 담긴 카세트 테이프를 워크맨에 넣고 가사를 흥얼거렸던 경험은 기자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

소니의 전성기는 이어지지 못했다. 1990년대 들어 휴대용 음악 재생기 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된다. MP3 플레이어의 본격적인 등장에 고전을 면치 못한 소니는 결국 2001년 애플의 아이팟에 주도권을 넘기게 됐다. 1982년 세계 최초의 CD플레이어를 출시하고 1995년 새로운 포맷의 DVD를 출시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했던 일본의 최대 전자제품 기업인 소니는 워크맨의 퇴장과 함께 서서히 소비자들에게 잊혀진 기업이 됐다.

하지만 '한물간 기업'으로 인식됐던 소니가 최근 경영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4월 2022 회계연도 기준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소니의 부활을 세상에 다시금 알린 것이다. 소니가 저작권을 가진 인기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은 일본 역대 흥행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고, 소니의 콘솔용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5'는 매출의 혁혁한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같은 소니의 환골탈태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결과물이다. 특히 PC 사업 부문인 바이오(VAIO)의 매각과정은 심한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소니의 역사에서 주력 사업으로 성장한 사업을 매각한 것은 바이오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2012년 취임한 히라이 가즈오 전 소니 회장은 "언제까지나 '워크맨을 낳은 소니'에 대한 향수에 젖어있을 수만은 없다"며 2014년 텔레비전 사업 분사와 PC사업 매각을 결정했다. '양에서 질로'의 전환을 추진한 그는 전 사업 분사에 나서고, 규모의 확대를 목적으로 삼게 되는 매출액 대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목표치로 설정한다. 과거 전자 명가였던 소니는 체질 개선을 통해 이제 콘텐츠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사업을 필두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미지센서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소니는 혼다와 전기차 합작법인을 세우고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상준 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나 "한국에서 소니의 부활을 언급하면 처음에는 모두들 귀 기울여 듣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며 "과거 글로벌 전자업계를 호령했던 소니가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가 재기에 성공한 사례를 한국 기업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기업들이 역대급 엔저에 수출 경쟁력을 회복한 측면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변화를 위한 기업들의 피나는 노력이 수반됐다는 얘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재정·통화정책은 단기적으로 경제를 안정화하는 수단이고 한국 경제가 잘되느냐는 사회 전반적인 구조개혁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기업도 예외일 수 없다. 한국무역협회는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58년 기준 61년이었지만 2027년에는 12년 수준으로 대폭 단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생태계에 적응해 한국 기업이 장수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위한 구조개혁이 꼭 필요하다.

서소정 경제금융부 차장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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