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고 불탄 고철 덩어리를…" 27억원에 낙찰된 페라리
"고물에 거액?" vs "희소성, 복원 가능"
고물이 된 페라리 경주용 자동차가 경매에서 약 27억원에 거래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일(현지시각) BBC 등에 따르면 세계적 경매회사 소더비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자동차 주간에 유실물 경매로 내놓은 레이싱카 잔해를 한 수집가가 200만달러(약 26억 8000만원)에 사들였다.
![2004년 미국 플로리다주에 덮친 허리케인으로 발견된 페라리 차량 잔해 모습. [이미지출처=AFP 자료사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8/22/akn/20230822084848286fwhz.png)
이 차량은 1954년에 제작된 '500 몬디알 스파이더 시리즈 1' 모델로, 페라리의 첫 번째 레이싱 드라이버인 프랑코 코르테스가 운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르테스는 1954년 이 차량으로 이탈리아 전역 1000마일(1600㎞)을 누비는 '밀레 미글리아'(Mille Miglia) 대회에서 14위를 차지했다.
해당 모델은 페라리를 비롯한 슈퍼카들의 디자인으로 명성을 떨친 피닌파리나의 작품 13대 중 하나로 알려졌다. 다만 1960년대 레이싱 경주 도중 여러 번 충돌을 겪었고, 끝내 불이 붙으면서 차 형체가 사라지고 껍데기 등 일부만 남은 상태다.
불에 타서 잔해만 남은 레이싱카가 다시금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뜻밖에도 허리케인 때문이었다. 2004년 플로리다주에 허리케인이 덮쳤을 때 한 창고 지붕이 날아갔는데, 그 안에서 이 차량을 포함한 19대의 다른 페라리가 발견된 것이다. 1978년 한 수집가가 구매해 보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페라리 레이싱카라고 해도 잔해물에 가까운 상태다. 한화로 27억원에 달하는 낙찰가를 두고 분석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처음 이 차가 경매에 나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160만달러(약 21억 4000만원)의 호가가 전해졌을 때도 갸우뚱한 반응이 쏟아졌다.
자동차 전문 잡지 톱 기어는 "녹슬고, 불타고, 여러 번 충돌한 고물이 160만달러에 팔릴 것으로 예상됐을 때 모두가 웃었다"라며 "그런데 예상을 초월했다. 인간 영역 밖에 있는 누군가는 지구상에서 가장 희귀하고 수요가 많은 경주용 자동차 중 하나라는 기준으로 거액을 지불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차량이 주는 역사성과 희소성이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도 있다. 낙찰자가 구매한 잔해로 차를 복원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완전한 복원에 성공하면 400만달러(약 53억 6000만원) 이상으로 판매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더비 측은 "영광스러웠던 시절로 돌아가려면 포괄적인 복원이 필요하지만 (복원에 성공하면) 상당한 보상이 주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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