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급할수록 돌아가는 '승짱'의 야구

배중현 2023. 8. 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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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9회 말 이승엽 감독이 마지막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8.17/


"뛸 수 있는 상황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이 주전 중견수 정수빈(33)을 두고 한 말이다.

이승엽 감독은 20일 잠실 NC 다이노스전 선발 라인업에서 정수빈의 이름을 뺐다. 전날 3회 초 수비 도중 왼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낀 정수빈은 3회 말 대주자 조수행으로 교체됐다. 자고 일어난 뒤에도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조금 지켜봐야 할 거 같다"면서 "뛸 수 있는 상황이 안 왔으면 좋겠다. 괜히 나가서 전력으로 뛰게 되면 (상태가 악화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수빈은 20일 경기 내내 더그아웃만 지켰다.

정수빈은 두산 센터라인의 핵심이다. 폭넓은 범위와 그림 같은 다이빙캐치로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자랑한다. 타격과 주루에서도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올 시즌 99경기에 출전, 타율 0.286(364타수 104안타)를 기록했다. 도루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26개를 성공, 공격 활로를 적극적으로 뚫어내는 리드오프였다. 

2023 KBO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1사 2루 이호연의 타구를 중견수 정수빈이 달려와 넘어지며 잡아내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8.17/


치열하게 5강 경쟁 중인 팀 사정을 고려하면 '정수빈의 휴식'은 악재에 가깝다. 두산은 21일 기준 50승 1무 51패로 6위 KIA 타이거즈(48승 2무 49패)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5위. 가을야구 문턱을 넘으려고 총력전을 펼친다면 무리해서라도 출전시킬 수 있지만, 이승엽 감독의 판단은 달랐다. 시즌을 길게 보고 상황을 정리했다.

두산은 주전 포수 양의지가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다. 양의지는 지난 7일 검진에서 왼 옆구리 근육이 미세하게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아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국가대표 안방마님 양의지가 빠지면서 두산 중심 타선의 무게감은 그만큼 헐거워졌다. 김재환과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가 부진해 그의 빈자리가 더욱 크다. 

수비도 마찬가지. 부상 전까지 양의지의 도루저지율은 50%(32회 중 16회)로 두 자릿수 이상 도루를 저지한 포수(총 10명) 중 압도적인 1위였다. 19일과 20일 NC전을 앞두고 타격 훈련을 소화한 양의지는 1군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몸 상태를 빠르게 추슬러 NC전 1군 등록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는데 이승엽 감독이 강조한 건 '완벽한 회복'이었다.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8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포수 양의지가 선발 장원준에게 사인을 내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6.28.


이승엽 감독은 "팀의 승리를 위해,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 선수의 몸이 안 좋은데 더 빨리 부를 수 없다. 아직 시즌이 40경기 이상(실제 42경기) 남았다. 섣불리 무리시키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2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 원정 경기에 앞서 양의지를 1군 콜업할 계획인 이승엽 감독은 "화요일(22일)까지 몸 상태를 보고 이상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이승엽 감독은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홈런 타자였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지만, 선수 은퇴 후 코치 경험은 없었다. 지난해 10월 두산 사령탑에 오르자 '파격'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감독으로 맞이한 첫 시즌. 정규시즌 레이스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조바심을 느낄 법하지만 요지부동이다. 

이승엽 감독은 "(중위권) 순위가 매일 바뀌고 승차가 많이 나지 않는다. 언젠가는 찬스가 올 거로 생각하고 (양)의지 복귀(문제)도 무리하지 않았다. 찬스가 오면 승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8월부터 승부라고 했는데 (그에 맞는) 상황이 잘 오지 않았다. 타선이 조금 힘을 내주면 지금보다 높은 순위에 있을 거”라면서 선수단을 독려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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