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사과 1개 3000원… 장마·태풍에 추석 앞두고 ‘금과일’ 됐다

문수정 2023. 8. 22.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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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홍로) 상품 10㎏ 한 상자 중도매가격이 10만원을 넘어섰다.

사과 한 상자에 36개가 들어간다고 할 때 개당 가격이 3000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추석 대표 과일인 홍로(상품) 중도매가격은 이날 기준 10㎏에 10만60원으로 1년 전 6만5665원보다 52.4% 올랐다.

복숭아 4㎏ 한 상자 중도매가격은 3만3400원으로 1년 전 1만9033원보다 75.5%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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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줄어든데다 품질도 저하
복숭아 1년 전보다 75.5% 급등
유통업계 선물용 과일 수급 비상
올여름 폭염, 집중호우, 태풍 등이 번갈아 찾아오면서 생산량과 출하량 감소로 과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유통업계는 추석 선물세트 구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 서울의 한 청과시장에 사과 등 과일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사과(홍로) 상품 10㎏ 한 상자 중도매가격이 10만원을 넘어섰다. 사과 한 상자에 36개가 들어간다고 할 때 개당 가격이 3000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소비자 판매가격은 이보다 더 오를 수밖에 없다. 품질 좋은 햇사과 한 개 가격이 김밥 한 줄 가격에 맞먹는 상황이다. 과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추석맞이도 녹록잖은 일이 됐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추석 대표 과일인 홍로(상품) 중도매가격은 이날 기준 10㎏에 10만60원으로 1년 전 6만5665원보다 52.4% 올랐다. 중도매가격은 중도매인 상회에서 소상인과 실수요자에게 판매하는 값을 말한다.

복숭아 4㎏ 한 상자 중도매가격은 3만3400원으로 1년 전 1만9033원보다 75.5% 급등했다. 이제 수확을 시작한 배(원황)는 15㎏ 가격이 5만4920원으로 전년(4만5070원) 대비 21.9%, 수박은 개당 2만8380원으로 1년 전 2만4100원보다 17.8% 상승했다.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른 데는 기후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에도 이상기후로 과일 가격이 비쌌는데 올해는 그보다 1.2~1.7배가량 더 비싸졌다. 올해는 꽃이 피는 봄에는 냉해와 우박이 문제가 됐다. 과일이 익기 시작하는 여름에는 장마, 태풍, 폭염이 번갈아 나타나 생육 부진으로 생산량이 떨어졌다.

생산량 자체가 예년보다 감소한 데다 수확 시점 기상악화로 품질 좋은 과일의 수확량이 줄어든 것도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정보센터는 이달 사과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0%, 배는 2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는 봄철 저온 피해와 일조량 부족으로 당도 낮은 과일이 출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복숭아와 수박은 폭우로 인한 품질 저하가 가격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추석 대표 과일인 사과는 태풍에 직격탄을 입었다. 국내 사과 주요산지인 경상도 지역에서 전체 물량의 10%가량이 낙과 피해를 봤다. 사과는 하우스재배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태풍이 오면 고스란히 영향을 받는다. 생산량도 줄고 품질 저하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추석선물용 과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대형 유통업체는 산지와 계약재배를 해서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해 놓지만 선물세트에 쓰이는 알이 굵은 과일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는 대체 산지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선물세트 구성을 바꾸거나 샤인머스캣, 망고 등 이색 과일 혼합선물세트 물량을 늘리는 방안도 내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계획된 선물세트 물량을 확보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면서도 “품질 좋은 사과나 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세트 구성 다변화를 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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