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에 850명 여전히 연락두절…사망 114명

배재성 2023. 8. 22.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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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산불 지역 실종자 가족이 붙인 전단. AP=연합뉴스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피해지역에서 여전히 800명 이상이 연락두절 상태라고 당국이 발표했다.

21일(현지시간) 미 CBS 등에 따르면 리차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SNS를 통해 산불 발생 이후 이날 오전까지 850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한때 실종자가 2000명에 달했으나 미연방수사국(FBI)과 구조당국의 조사로 1285명은 안전이 확인됐다. 그러나 여전히 800명이 넘는 이들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114명이 사망한 채로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27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비센 시장은 전했다.

비센 시장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수색 상황 등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마우이섬에서는 지난 8일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발생해 건물 등 도시가 불길에 휩싸였다. 건물 약 2700채가 불에 탔으며 거주자들과 관광객들은 불길을 피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번 참사는 사망자가 세자릿수에 접어들면서 1918년 미네소타에서 400명 이상이 사망한 이후 100여년 만에 가장 큰 화재 피해를 낳았다.

리차드 비센 마우이카운티 시장. AFP=연합뉴스

화재 원인을 두고 전력회사의 책임론이 커지는 가운데 “산불 발생 당시 주민들에게 혼란을 줄까 봐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았다”는 변명을 내놓은 재난책임자가 결국 사임했다.

18일 마우이 카운티에 따르면 마우이 비상관리국(EMA) 수장인 허먼안다야가 전날 건강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비센 시장은 즉각 사직서를 수리했으면 “우리가 직면한 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해 가능한 한 빨리 이 중요한 직책에 누군가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안다야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산불이 라하이나 등지를 덮쳤을 때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예기치 않은 혼란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답해 비판을 받았다.

그는 하와이 일대의 경보 사이렌이 쓰나미 대비용으로 구축된 까닭에 해변 인근에 밀집해 있다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산 쪽으로 피신할 것을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우이 비상경보 체계를 설명하는 홈페이지에는 해당 사이렌이 화재 시에도 사용된다고 명시돼 있어 그의 발언은 논란을 더 부채질했다.

앵거스 맥켈비 하와이주 상원의원은 “사람들이 그렇게 멍청해서 사이렌 발령이 화재 때문이라는 것을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쓰나미 사이렌이 아니라 재난 사이렌”이라고 강조했다.

화재 원인을 두고 전력회사의 책임론이 커지는 가운데, CNN 방송은 한 센서 네트워크 회사의 분석을 인용해 화재 발생 직전 전력망에 결함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화재 원인을 두고 전력회사의 책임론이 커지는 가운데, CNN 방송은 한 센서 네트워크 회사의 분석을 인용해 화재 발생 직전 전력망에 결함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센서 네트워크 운영회사 ‘위스커 랩’의 최고경영자(CEO) 밥 마셜은 화재 발생 직전인 7일 늦은 밤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마우이에서 “전력망이 점점 더 많은 압력을 받는 것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하와이 라하이나에 산불로 파괴된 지역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검문소가 설치됐다. EPA=연합뉴스


그는 또 “화재가 발생한 밤 동안 전력망에서 122개의 개별 결함을 측정했다”며 전기 회로의 합선이나 부분적인 합선이 전류를 원래의 경로를 벗어나게 해 화재를 일으켰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와이 전력망을 운영·관리하는 회사 하와이안 일렉트릭은 마우이의 일부 전봇대가 땅에 쓰러지고 송전선이 끊긴 것을 알면서도 전력을 차단하지 않아 화재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주민들에게 소송을 당한 상태다.

또 이 회사가 4년 전 이미 송전선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그동안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마우이에서 화재는 2주째 이어지고 있으며, 주요 피해지역인 라하이나의 화재진압률은 90%, 나머지 지역의 진압률은 80∼85% 정도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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