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전시]키시오 스가 개인전·이우성 개인전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外
▲키시오 스가 개인전 = 갤러리신라 서울관은 일본의 예술운동 모노하(物派, mono-ha)를 이끈 대표 작가 키시오 스가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을 다음 달 3일까지 개최한다.
모노하는 자연적 재료들 사이 다양한 관계의 가능성을 조절해 예술을 단순히 관조의 대상이 아닌 만남의 대상으로 전환한 미술 운동이다. 이우환과 키시오 스가 등 작가를 중심으로 1970년대 초반부터 이들이 발표한 글들을 통해 일본 내 빠르게 파급되며 일본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발자취를 남겼다.
작가는 모노하의 중심적 존재로 현재까지 자신의 방법과 사고방식을 고집하며 일관된 작업을 전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술에 대한 기존의 사고, 작품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거의 가공하지 않은 자연물 또는 인공을 조합하고 공간에 배치해 사물과 사물, 사물과 장소의 관계에 질문을 던지고 이를 바라보는 관객의 관념적 시각에 대한 질문을 이끌어냈다.
이번 전시는 1974년부터 2023년까지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에 걸친 설치, 드로잉, 사진 등 작품 60여 점을 선보인다. 갤러리 신라는 전시와 함께 5년에 걸쳐 기획한 모노하 연구서 '모노하의 태도들'을 함께 출간해 내놓는다.
이준엽 갤러리신라 디렉터는 "키시오 스가 작가는 일본 모노하 운동을 대표하는 인물로 모노하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모노하 운동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현대미술의 다양한 시각과 철학적인 관점을 탐구하고자 하는 관람객들에게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9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신라 서울관.
▲이우성 개인전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 학고재갤러리는 작가 이우성의 개인전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를 진행한다. 유망한 청년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로 작가는 이번이 첫 갤러리 개인전이다.
작가는 서울 출신으로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전문사를 졸업했다. 2008년 첫 그룹전 참여를 시작으로 서울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등 한국 주요 국공립 미술관에서 전시했다. 해외에서는 두산갤러리, 뉴욕과 웩스포드 아트센터,아일랜드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었지만 갤러리 개인전은 학고재가 처음이다.
김승옥 소설 '서울 1964년 겨울'을 다시 읽으며 작품의 모티브를 찾았다는 작가는 1964년의 겨울 풍경에서 지금의 모습을 발견했다. 격변하는 시대상 속 소설 주인공들에게서는 불안한 현실 속 고군분투하는 88만원 세대의 모습이 투영된다. 작가는 구체적으로 묘사한 인물화를 통해 현재의 삶과 현실을 있는 그대로 포착해 관객에게 선보인다.
"제게 사람은 모든 것이 표정이고 메시지입니다. 그것을 그림으로 옮겨 그리는 것이 저의 작업이죠.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같은 시간을 살고 있다는 것. 그것이 당신과 연결된 끈입니다.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얇은 천에 옮겨 그린 그림들이 당신의 마음에 닿을 수 있기를. 제가 본 것을 담기에는 그림의 크기가 여전히 작습니다." 위트 넘치지만, 이면의 페이소스를 머금은 작품 속 풍경만큼이나 작가의 말은 좌절과 불안을 껴안은 동시대 청년의 고민과 예술가로서의 고뇌가 느껴진다. 전시는 9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갤러리.
▲김용주 개인전 ‘바람바당’ = 인사아트센터 제주갤러리는 23일부터 9월 4일까지 화가 김용주의 개인전 '바람바당'을 개최한다. 전시는 28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작가의 서울 개인전으로 제주 바다를 주제로 한 작품 40여점을 선보인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33년 동안 중고등학교 미술 교사로 근무하며 교과서를 여러 차례 집필하기도 한 교육자다. 2017년 7월 돌연 고향인 제주도로 귀향, 밤잠을 설쳐 가며 고향의 자연을 관찰하고 화폭에 담아내기를 반복한 작가는 매년 1회 이상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 출품작 중 상당수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서 종달리, 그리고 성산읍 오조리로 이어지는 바닷가를 모티브로 한다. 새벽녘 이 바닷가에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이 모여든 철새들은 누군가 인기척이라도 하면 금세 날아가 버린다. 작품에 등장하는 노랗게 물든 바다, 무리 지어 날아다니는 새들은 금세 사라지지만 그 움직임만은 점과 획으로 남아 있다.
형태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작가는 붓 대신 손과 손가락을 선택했다. 거대한 횡폭으로 우리를 압도하는 '종달리의 아침Ⅰ'(2023)에서 그는 검은 바위와 몽돌, 물결을 손과 손가락을 도구로 사용한다. 농묵, 중묵, 담묵 등 수묵화의 삼묵법, 또는 즉흥적으로 써 내려간 서체를 연상케 하는 그의 바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활력은 관람자를 제주 바닷가로 초대한다. 전시는 9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제주갤러리.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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