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6번 구한다길래 '나 아냐?' 했었는데…"→日 엔도, 꿈이 현실로 바뀐 '2박3일'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엔도 와타루가 리버풀 데뷔에 성공한 가운데, 자신이 아닌 모이세스 카이세도가 리버풀로 향할 줄 알았다고 밝혔다.
리버풀은 지난 18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린 슈투트가르트로부터 엔도 와타루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데 동의했다"라며 "엔도는 개인 합의와 메디컬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이번 여름 리버풀의 3번째 영입생이 됐다"라고 발표했다.
1993년생으로 30세의 노련한 미드필더 엔도는 2019년 여름 슈투트가르트에 임대로 합류하면서 독일 분데스리가에 입성했다. 이후 2020년 1월에 완적 이적에 성공해 정식으로 슈투트가르트 선수가 된 엔도는 4년 동안 133경기에 나와 15골 12도움을 기록하면서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후방 빌드업과 탈압박 능력이 뛰어난 6번 미드필더로 평가되는 엔도는 2023/24시즌을 앞두고 팀의 주장으로 선임됐지만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이 러브콜을 보내면서 이적하기로 결정했다.
리버풀은 곧바로 엔도의 리그 데뷔를 결정했다. 지난 19일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엔도는 후반 12분 리버풀 주전 미드필더 알렉시스 맥앨리스터가 위험한 태클로 퇴장당하자, 후반 17분 학포를 대신해 교체 투입되며 리버풀 데뷔전을 치렀다.
엔도는 27분가량을 소화하며, 패스 성공률 88%, 클리어링 2회, 드리블 성공 2회 등을 기록하며 준수한 리버풀 데뷔전을 소화했다.
이런 가운데 엔도가 리버풀에 합류한 소감과 이적 직전까지의 생각을 밝히며 카이세도를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21일(한국시간) "엔도는 리버풀이 카이세도 이적을 완료했다고 생각했다"라며 엔도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디애슬레틱 보도에 따르면 엔도는 이번 이적에 대해 "솔직히 리버풀이 미드필더를 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6번 자리를 원했다"라며 당시 솔직한 감정을 언급했다.
그는 "카이세도가 리버풀로 간 줄 알았다. 그래서 나는 그가 첼시로 갔다는 소식에 '어쩌면'이라고 생각했다. 조던 헨더슨과 파비뉴가 이적했기 때문에 경험 많은 미드필더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다.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라며 리버풀이 카이세도 영입에 실패한 이후 자신에게 기회가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는 것을 밝혔다.
이어 "에이전트에게 전화가 와서 빨리 결정해야 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은 항상 내 꿈이었기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다. 나는 항상 에이전트에게 최고의 팀이 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고, 여기에 있다"라며 리버풀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당초 리버풀은 카이세도 영입을 위해 1억 1000만 파운드(약 1879억원)를 준비할 정도로 적극적이었지만, 선수가 첼시행을 원하며 영입에 실패했다. 이후 로메오 라비아까지 첼시에 뺏긴 리버풀은 엔도 영입 작업에 돌입했고, 빠르게 영입을 확정했다. 영국 현지에서는 일부 첼시 팬들이 리버풀의 엔도 영입을 보고 "엔소+카이세도=엔도"라며 조롱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클롭 감독은 이번 엔도 영입에 대해 그가 카이세도의 대체품은 아니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디애슬레틱은 "클롭 감독은 이 영입을 일종의 위로금이나 임시 방편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늦게 꽃 피우는 선수와 4년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라며 카이세도 영입 실패를 엔도로 대체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결국 엔도는 리버풀 데뷔전을 무난하게 치르며, 클롭 감독의 전술 내에서 올 시즌 꾸준히 기회를 받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엔도와 달리 리버풀이 아닌 첼시를 선택한 카이세도는 최악의 첼시 데뷔전을 치르며 이적료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카이세도는 21일 첼시와 웨스트햄의 경기에서 후반 16분 벤 칠웰과 교체되며 경기장에 투입됐다. 투입 이후 계속해서 볼을 뺏기는 모습과 경합에서 밀리는 모습을 노출한 카이세도는 후반 45분 수비 상황에서 안일한 패스로 팬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 첼시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상대 미드필더 파블로 포르날스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악셀 디사시에게 패스를 건네며 볼을 뺏겼다. 다행히 포르날스의 슈팅은 로베르토 산체스 골키퍼에게 막히며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카이세도의 부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으며, 웨스트햄의 득점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실수까지 하고 말았다. 후반 추가 시간 카이세도는 첼시 페널티박스 안으로 공을 몰고 들어오는 웨스트햄 수비수 에메르송 팔미에리를 공과 전혀 무관하게 태클하며 파울을 범했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루카스 파케타가 이를 성공시키며 첼시는 리그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길 수 없었다.
아직 경기를 치를만한 정상적인 경기력이 아니었고 개인 컨디션 역시 100%가 아닌 느낌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그가 기록한 이적료를 생각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경기력이었다.
반면 엔도는 두드러지는 모습은 없었지만, 맥앨리스터가 퇴장으로 빠진 상황에서 팀이 실점하지 않게 단단한 모습과 안정적인 패스를 선보이며 나름 합격점을 받았다. 각기 다른 팀을 선택한 두 선수는 첫 경기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카이세도 대신 선택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엔도와 프리미어리그 이적료 신기록을 세운 카이세도의 올 시즌 경기력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팬들의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첼시 공식 홈페이지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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