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은 학업 평가·고1은 일타 인강… ‘부산형 교육’ 뜬다
부산시교육청이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 역량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학력향상지원시스템과 학업성취도평가, 인터넷강의 도입을 추진해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지역 중학교 172개교 1학년 2만6000여명은 부산형 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를 예정이다. 시험은 다음 달 18일부터 10월 11일 사이에 모든 학교가 학사 일정에 따라 시행할 예정이다.
부산형 학업성취도평가는 자유학기제 시행으로 평가 기회가 없고, 교육부 주관 평가에서도 제외된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다. 그간 중1 학생은 시험을 치르지 않다 보니 1년간 ‘깜깜이 교육’ 상태로 학력 격차가 벌어지곤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부산교육청은 중1의 정확한 학력을 진단하고자 부산형 학업성취도평가를 마련했다.
부산형 학업성취도평가는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 국어와 영어(듣기평가 포함) 각 25문항, 수학 20문항을 45분씩 컴퓨터 기반 평가(CBT) 방식으로 치른다. 평가 결과는 학생, 교과 대표 교사, 담임교사가 평가 사이트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점수가 아닌 우수·보통·기초·기초미달 등 4가지로 평가한다.
부산교육청은 학생들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개별 맞춤형 피드백 자료를 제공하는 등 자기주도학습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시행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를 초5·6, 중3, 고1·2 대상으로 확대·운영하기로 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평가 이후의 학습 과정에 있다. 부산교육청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평가를 기반으로 맞춤형 학습 보정방안을 제공하기 위해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를 도입, 10월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의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이다. 학생 학습 수준별 맞춤형 학습콘텐츠를 단계별로 학습하도록 한 뒤 향상도 평가를 통해 개별 학력을 높이는 클라우드형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누적한 부산형 학습성취도 평가 결과를 빅데이터 분석하고 AI 분석을 통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초등~고등학교 전 학년 과목 학습이 가능한 것이 차별화한 장점이다. 부산교육청은 이 시스템을 커스터 마이징하기 위해 자체 예산 30억원가량을 투입했다.
또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은 학습관리시스템(LMS)과 하나로 연결해 모든 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으로 기획됐다. 학생들의 학습 이력 현황과 문제 풀이 현황, 학습 시간, 평균 정답률 등 과목별 학습관리를 각 학습 체계마다 공유해 보완점과 피드백을 제공한다.
운영 대상은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3학년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5개 과목, 고등학교 1학년은 국어, 영어, 수학 3개 과목을 지원할 예정이다.
교사도 학생별로 맞춤형 지도가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교과별 교사는 해당 학생이 다음 단계의 과정을 학습할 준비가 되었는지 사전에 진단하고 배운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학습 중간에 파악하며, 학습이 끝난 후 전반적인 이해의 정도를 학생 개인별로 확인할 수 있어 학생별 학습 관리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면서 학생들에 대한 개별지도를 강화할 수 있다.
부산교육청은 또 인터넷강의 플랫폼인 ‘부산형 인강’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와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접 인강 시장에 뛰어든 것은 부산교육청이 처음이다. 일선 고등학교 선생님 6명이 참여하는 ‘일타강사’팀이 공교육 판 인강을 책임진다.
과목별 강사는 각자 맞춤형 교재를 개발하고 강의별로 40강 내외의 콘텐츠를 제작한다. 부산교육청은 올해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정해 진행한 뒤 강의 반응에 따라 고2~3까지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전국 최초 개발한 AI 시스템, 자기 주도 학습 역량 높일 것”
"다음 달부터 부산에 학교를 다니는 중학교 1학년이라면 '부산형 학업성취도평가'을 치고, 전국 최초로 개발한 AI 교육 콘텐츠 지원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의 자기 주도 학습 역량을 높여나가겠습니다."
하윤수(사진) 부산시교육감은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처음 도입하는 부산형 학업성취도평가와 학력향상지원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이끌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 교육감은 "중학교 1학년의 경우 중간·기말고사를 치지 않고 중학교 2학년이 돼야 처음 시험을 치른다"며 "시험을 쳐야 자신의 정확한 실력을 알게 되고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알아야 제대로 된 기초학력과 성적 향상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에 그는 교육부 주관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를 초등 5·6학년, 중등 3학년, 고등 1·2학년 대상으로 확대·운영하기로 했다. 여기에 중학교 1학년은 교육부 주관 평가와 별도로 부산학력개발원이 주관하는 부산형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르게 된다.
하 교육감은 "평가 결과를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에 입력하면 그동안 쌓인 빅데이터와 AI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이라며 "지난해 11월 설립한 부산학력개발원을 중심으로 부산 학생들의 학습결손 해소와 기초학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월 부산학력개발원이 학력 진단 후 보정을 위한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 도입 관련 설문에서 학부모의 72.8%, 교원의 47.5%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면서 "학부모와 교사 모두 학생들의 정확한 학력 수준 진단과 수준에 맞는 맞춤형 보정 학습을 통한 학력 신장에 기대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내실 있는 운영을 통해 부산 학생의 학력 신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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