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광주 이어 수원지법도 '징용 공탁 불수리' 이의신청 기각
전주·광주지법에 이어 수원지법도 정부의 일제강제징용 판결금 '제3자 변제' 공탁 불수리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수원지법 민사44단독 오대훈 판사는 21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낸 2건의 공탁 불수리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판결금채권과 같은 법정채권에도 민법 제469조 제1항 단서가 적용돼 당사자 일방 표시로 제3자의 변제를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 사건 피공탁자가 반대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어 신청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또 "공탁관은 공탁신청의 절차적 요건뿐만 아니라 해당 공탁이 유효한가 하는 실체적 요건에 관해서도 공탁서와 첨부서면만에 의해 심사할 수 있다"며 "공탁관이 신청인의 공탁서 및 첨부서면에 나타난 사실(피공탁자의 반대 의사)을 바탕으로 이 사건을 불수리 결정한 것은 공탁관의 형식적 심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재단은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 거부 입장을 고수하는 원고 2명 측의 주소지 관할 법원인 수원지법에 징용 배상금 공탁을 신청했는데, 수원지법 공탁관이 "피공탁자의 명백한 반대의 의사표시가 확인된다"는 취지로 이를 불수리하자 이의신청했다. 피공탁자는 피해자 고(故) 정창희 할아버지의 배우자와 고(故) 박해옥 할머니의 자녀 등 2명이다.
재단 측은 이의신청을 통해 "신청인이 채권자인 피공탁자에 대해 변제를 함에 있어 민법 제469조 제1항 단서가 적용될 수 없는데도 공탁관이 이를 적용해 불수리 결정한 것은 위법하다"며 "공탁관이 형식적 심사권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전주지법과 광주지법도 정부의 일제강제징용 판결금 '제3자 변제' 공탁 불수리 이의신청을 잇달아 기각했다.
정부는 지난 3월 일본 기업이 내야 할 배상금을 재단이 모금한 돈으로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 방식을 발표했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15명 중 11명이 이를 수용했다.
양금덕 할머니, 이춘식 할아버지 등 생존 피해자 2명과 고 정창희 할아버지, 고 박해옥 할머니 2명의 유족 등 4명이 이 방식을 거부하자 정부는 이들의 배상금을 법원에 공탁하는 카드를 꺼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의신청도 기각하고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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