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인 일당 “살해의도 없어…우발적 범죄일 뿐”

오수진 2023. 8. 2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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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피해자를 납치해 살해한 사건을 공모한 일당이 21일 열린 재판에서 '우발적 범죄'를 주장했다.

황대한은 "이경우가 시키는 대로 다 했다. 화장실가는 것도 허락을 받았다"며 "이경우의 다음 타깃은 유상원·황은희 부부였다. 피해자에게서 아무것도 안나오면 두 사람에 대해 '작업'하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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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한 "다음 타깃은 유상원·황은희 부부였다"
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3인조. 왼쪽부터 이경우(36), 황대한(36), 연지호(30) ⓒ연합뉴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피해자를 납치해 살해한 사건을 공모한 일당이 21일 열린 재판에서 ‘우발적 범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경우·황대한(36)·연지호(30)와 유상원(51)·황은희(49) 부부 등 7명에 대한 공판을 열고 이 중 황대한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고 이날 밝혔다.

'피해자에게 코인을 빼앗은 다음 도주할 생각이었냐'는 검사의 질문에 황대한은 "연지호는 여권도 없었고 도주 계획은 구체적으로 없었다"며 "범행 당일 모든 것들이 갑작스럽게 거짓말처럼 다 일어났다. 현실적이지 못한 게 현실이 됐다"고 답했다.

'피해자를 납치한 뒤 풀어줄 생각이 있었냐'는 질문엔 "했었다. 산에서 내려가면 옷에 돈을 넣어주고 택시를 불러야겠다고 혼자 생각했다"고 답했다.

피해자를 풀어주면 검거될 것이라 생각해 살해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는 대답을 반복했다. 이어 "이경우가 (피해자에게서) 더 나올 게 있을 거라고 해서 기다리다가 풀어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 듣기 싫어 피해자를 재우기 위해 마취제를 더 주사했다"며 "이후 이경우가 전화로 피해자가 뭘 하고 있는지 물었고 인기척이 없다고 하자 숨을 쉬는지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범행을 공모하면서 피해자의 장기를 매매하자는 말이 나왔다고 인정하면서도 "센 척을 하고 싶어서 중국인을 동원해 장기 매매가 가능하다고 했을 뿐 거짓말이었고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거듭 계획 살인이 아니었다는 주장을 부각했다.

범행이 실패할 경우 범죄자금을 건넨 유상원·황은희 부부로 납치 표적을 변경하려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황대한은 "이경우가 시키는 대로 다 했다. 화장실가는 것도 허락을 받았다"며 "이경우의 다음 타깃은 유상원·황은희 부부였다. 피해자에게서 아무것도 안나오면 두 사람에 대해 '작업'하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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