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베트남 전기차, 리콜 빈발하자 “돈 드릴게요”
베트남의 작은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VinFast)’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기업공개 첫날 시가총액은 850억 달러(약 114조1125억원). 21일 종가 기준 현대차 시총 39조3660억원의 3배에 달하는 몸값이다. 미국 양대 완성차 업체인 포드(479억 달러)와 제네럴모터스(456억 달러)보다도 400억 달러 가까이 높다. 하지만 이처럼 후한 평가가 무색하게도 빈패스트의 주력 차종은 잦은 결함으로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잡음이 터져나온 건 지난 5월부터다. 플래그십 모델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VF8’은 테슬라처럼 대시보드에 별도 계기반 없이 센터페시아에 15.6인치 터치스크린만 탑재했는데 이 화면이 운전 중 소프트웨어 오류로 꺼지는 문제가 불거졌다. 이렇게 되면 운전자는 지도와 속도계를 비롯해 아무 정보도 볼 수 없다. 당시 빈패스트는 북미로 수출한 999대 전량을 리콜했다.
더 이른 지난 2월 베트남 현지에서는 브레이크 시스템 결함으로 리콜 사태를 겪었다. 베트남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대상 차량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빈패스트 하이퐁 공장에서 제조된 VF8 에코와 VF8 플러스 모델 2781대다. 빈패스트 관계자는 “부품 조립 시 오류로 앞브레이크 캘리퍼와 너클을 연결하는 볼트의 조임이 단단하지 않아 차량 작동 시 브레이크의 효과가 감소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VF8이 북미로 진출한 뒤 새로운 문제점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는 “우습게도 빈패스트 관계자가 ‘운전 중 차에서 주행 경고음이 쉴 새 없이 울릴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실제로 그랬다”고 꼬집었다. 유튜브 구독자 약 800만명을 보유한 자동차 리뷰 전문 채널 ‘도넛’은 “고속도로에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작동 중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상태로 차로를 변경하려 하자 차 스스로 핸들을 갑자기 원래 차로로 꺾어버렸다”며 “운전자의 의지를 무시한 작동 방식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랜드는 후진 기어를 넣었을 때 VF8 차체가 심각하게 떨리는 문제를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매체 로드트랙은 “최악의 주행 질감을 가지고 있다”며 “주행 시 차가 울렁거려 머리가 흔들리고, 멀미가 없는 사람도 멀미가 생길 지경”이고 평가했다.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하자 빈패스트는 지난 6월 현금 보상에 나섰다. 심각한 정도에 따라 100~300달러를 지급하고 10년 또는 12만5000마일(20만1168㎞)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배터리도 10년 보증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빈패스트는 베트남 대기업 빈그룹이 2017년 6월 설립한 자회사다. 지난해 7월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100% 전기차 생산에 들어갔다. 올해 3월부터 VF8을 미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앞서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빈패스트의 미래를 주목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상장 첫날 빈패스트 주가 급등은 적은 거래 물량과 기대감 등이 맞물린 결과다. 전체 주식 23억주 중 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는 물량은 수백만주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제한된 물량에 매수세가 몰리다 보니 가격이 크게 뛰었다. 주식의 99%는 팜낫 브엉 빈그룹 회장이 지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패스트 주가는 상장 다음날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해 지난 18일 종가 기준 500억 달러가 증발했다.
VF8 가격은 4만6000달러(약 6170만원)다. 90㎾h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완충 시 WLTP(유럽) 인증기준으로 최대 316마일(500㎞)을 주행할 수 있다. 3열에 최대 7인 좌석을 갖춘 패밀리 SUV다. 현재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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