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안심귀갓길 폐지가 성과?” 관악구의원 사퇴론 빗발

이정헌 2023. 8. 2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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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과 관악산 둘레길 강간살인 사건으로 시민들의 치안 불안이 높아진 상황에서 '여성안심귀갓길 전면 폐지'를 의정활동의 성과로 내세웠던 최인호 국민의힘 관악구의원이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자신을 관악구 주민이라고 소개한 선모씨는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이 실제로 다른 치안 활동에 쓰였다고 해도 (기초의원의) 이런 홍보는 범죄자들에게 먹잇감을 줄 뿐이다. 구민의 안전을 넓은 통찰로 살피지 못하는 기초의원이 있다는 것이 개탄스럽다. 경솔한 발언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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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동 여성안심귀갓길 전면 폐지를 자신의 의정활동 성과로 내세운 최인호 국민의힘 관악구의원의 유튜브 영상. 유튜브 캡처

서울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과 관악산 둘레길 강간살인 사건으로 시민들의 치안 불안이 높아진 상황에서 ‘여성안심귀갓길 전면 폐지’를 의정활동의 성과로 내세웠던 최인호 국민의힘 관악구의원이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최 의원은 자신을 향한 비판론을 ‘특정 세력의 좌표 찍기’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에 대한 사퇴 요구는 지난 19일 관악구의회 누리집 ‘의회에 바란다’ 게시판에서 본격화됐다. 지난 19일은 관악산생태공원 폭행·성폭행 피해자인 30대 여성 초등학교 교사가 사망한 날이다. 피해자의 사망을 계기로 최 의원에 대한 비판론이 가속됐다. 21일 오후 4시 현재 게시판에 올라온 사퇴 요구 관련 게시물은 1500건을 넘겼다.

최 의원은 지난해 12월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성평화 최인호’에 ‘여성안심귀갓길 전액 삭감’을 강조한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이 영상에서 “여성안심귀갓길이라는 문구를 적어 놓는다고 해서 실질적인 치안이 강화되는가.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문구를 본다고 해서 여성들이 안심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여성안심귀갓길 사업으로 남성들은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악구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안심귀갓길이 사라진다.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7400만원을 전액 삭감하고 ‘안심골목길’ 사업으로 7400만원을 증액했다”고 자신의 의정활동을 홍보했다.

서울 관악구의회 누리집 '의회에바란다'에 21일 올라온 최인호 국민의힘 구의원 사퇴 요구 게시물들. 오후 4시 기준 1500여건 넘는 사퇴 요구 게시물이 쏟아졌다. 관악구의회 누리집 캡처

이 영상은 8개월 뒤 역풍을 몰고 왔다. 자신을 관악구 주민이라고 소개한 선모씨는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이 실제로 다른 치안 활동에 쓰였다고 해도 (기초의원의) 이런 홍보는 범죄자들에게 먹잇감을 줄 뿐이다. 구민의 안전을 넓은 통찰로 살피지 못하는 기초의원이 있다는 것이 개탄스럽다. 경솔한 발언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 의원은 지난해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관악구에서 최연소 기초의원으로 당선됐다. 2019년 관악구 인헌고 재학 시절 ‘학생수호연합’에서 활동하며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정치 편향’을 교육했다”고 주장한, 이른바 ‘인헌고 사태’를 주도했다. 최 의원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기획으로 펼쳐진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에 참가해 정계로 입문했다.

최인호 국민의힘 관악구의회 의원. 최인호 SNS 캡처

여성혐오로 지적을 받은 최 의원의 과거 발언도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2019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여성이 성범죄를 더 많이 당할 수밖에 없다. 그냥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렇게 생겨먹은 것”, “여성들의 공포감에서 어디까지가 실재하는 것이고, 어디까지가 피해망상인지는 확실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을 ‘특정 세력의 좌표 찍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둘레길이 여성안심귀갓길이었으면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예산을 삭감해 범죄가 발생했다고 악의적 선동을 하는 집단이 존재한다”며 “(범행 장소에) 여성안심귀갓길이 설치된 적도, 설치될 예정도 없었다. 설치됐다고 해도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적었다.

이어 “안타까운 상황에도 이때다 싶어 광인처럼 날뛰는 성특권파시즘 세력과 타협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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