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탈출, 공매도와 관계없다...코스피도 증감 동일"
[한국경제TV 조연 기자]
1. 올해 코스닥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연초(1분기) 전 세계 증시 지수 상승률 1위에 오르기도 했고, 서머랠리(6~7월)도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배경에는 개인투자자들의 2차전지 열풍이 있었는데, 먼저 위원장께서는 올해 코스닥 시장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최근 중국 경기둔화 우려,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주식시장이 다소 조정되고 있지만, 코스닥시장은 전반적으로 고금리 등 불리한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이차전지, 반도체 등 유망산업 주식들의 견인으로 지수와 시총이 상승하는 등 활력을 띠고 있습니다. 다만, 이차전지가 전기차 등의 핵심소재로 급부상하면서 수급 쏠림 현상이 나타나 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된 측면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유망한 코스닥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코스닥시장이 지금의 활력을 이어가려면 일부 종목군에 의존하지 않도록 다양한 분야의 주도주를 발굴하고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7월 27일 발표한 ‘기술특례상장제도 개선방안’ 정책 효과 등으로 코스닥시장의 업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고 다양한 미래 유망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2. 빛과 함께 그림자도 짙어졌습니다. 바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인데요. 특정 종목으로 개인투자자 수급이 과도하게 쏠리기도 하고, 최근에는 초전도체주 같이 '묻지마 투자'도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경계할 시점이란 지적이 나오는데요? ‘빚투’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신용융자 잔고’가 작년 대비 일부 증가했지만, 최근 코스닥시장의 상승은 단순히 빚투에 기인했다기보다는 이차전지 등 유망업종에 대한 투자 확대와 경기회복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유망한 섹터, 특히 최근 이차전지나 초전도체 관련주의 급등은 유행에 민감한 요즘 투자자들의 성향과 유튜브 등 정보 확산이 맞물린 자금쏠림 현상의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신성장산업을 선도할 코스닥 기업들에 관심이 높아지는 점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지만, 빚을 지면서까지 ‘한탕’을 노리거나 분위기에 편승한 매매보다는, 기업의 장기적 가치와 사업전망 등을 고려하여 투자하는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3. 엘앤에프는 코스피로 이전을 공식화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셀트리온으로 흡수합병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포스코DX도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요. 코스닥 시총 상위주들의 이탈은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고, 이는 코스닥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입니다. 우량 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유지할만한 유인이 있어야 할텐데요. 거래소에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출범했는데, 현재까지의 성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또 코스닥 시장을 지킬 대책, 맞춤형 지원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일부 기업들이 잘못된 오해, 즉 코스피시장으로 가면 주가상승, 기관/외국인 투자 확대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이전상장을 고민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기업의 주가와 거래량 등은 그 기업의 가치에 의해 결정되며, 시장이전과 주가/거래량 간 상관관계는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연구결과이고 최근 여러 언론에서도 관련 기사가 나온 바 있습니다.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우량기업이 코스닥시장 내에서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코스닥시장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11월 코스닥글로벌 세그먼트를 도입했습니다.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 지원을 위해 올해 3월에 이들 기업에게 공시 영문번역 서비스를 지원했고, 4월에는 300여명의 기관투자자가 참석한 세그먼트 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외국인·기관투자자 유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6월에는 ‘코스닥글로벌 지수’의 ETF 상품이 출시되었고, 7월에는 코스닥글로벌 주식선물 10개 종목을 추가상장하는 등 투자환경을 개선하였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코스닥글로벌 기업 대상 홍콩·싱가폴 IR을 통해 이들 기업이 해외투자자 관심을 더욱 받을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코스닥글로벌 연계 투자상품 확대 및 홍보활동 강화 등을 통해 코스닥글로벌, 나아가 전체 코스닥 상장기업이 본연의 가치를 인정받고 한층 성장할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4. 최근 NICE평가정보의 이전 상장 배경 중 하나로 공매도가 꼽힙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불신과 비판도 거센데요. 시장 안정을 돕는다는 장치라는 시각과 숏스퀴즈 발생 등으로 혼란 가중시킨다는 시선이 공존하는데, 공매도에 대한 위원장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이차전지 종목들을 보면 코스피·코스닥 시장 모두 공매도 증감의 움직임이 거의 동일합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전상장과 공매도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음에 공매도에 대한 견해를 여쭤보셨는데, 많은 연구가들이 공매도가 주식시장의 효율성을 증대하는 순기능이 있고, 투자자에게 주가 하락 리스크의 헤징 도구도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일부 공매도 세력에 의한 주가하락 우려도 분명 있지만 이러한 공매도의 역기능을 최소화하도록 제도를 운영하면서 그 순기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매도의 역기능에 대한 많은 투자자 분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공매도로 인한 투자자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5. 최근 기술특례 상장제도가 개선됐죠. 어떤 효과들을 기대하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은 기술특례 상장기업 중 상당수가 여전히 매출을 만들어내지 못하거나 수년간 적자인 기업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대책도 궁금합니다. 지난 7월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을 발표했고, 이와 관련한 코스닥시장 소관 사항은 올 하반기 내에 완료될 예정입니다. 제도개선의 기대효과와 관련해서는 특례 문호 확대를 통해 딥테크 등 혁신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또한 한편으로는 풋백옵션 등 주관사의 책임성을 높이는 장치를 통해 투자자 보호도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려사항과 관련해서는, 기술특례기업은 ‘수익성’ 대신 보유 기술의 혁신성이나 성장성을 보고 상장이 허용되므로 수익을 실현하기까지 일정 기간 소요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일정한 유예기간 후에는 예외 없이 퇴출요건을 적용하여 상장 후 성장에 실패하고 도태되는 기업들이 많은 주식투자자에게 손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투자자 보호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 투자자들이 시장의 문제점 중 하나로 꼽는 것은 불공정 거래 사례들입니다. 특히 라덕연 사태를 보면 작전세력의 인위적인 주가 부양으로 코스닥 기업들도 타겟이 됐는데요. 또 일부 기업들의 배임과 횡령 등,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큰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횡령·배임은 해당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임원의 경우 금액크기와 상관없이 공시의무를 부여하는 등 다른 공시사항보다 더욱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여 투자자에게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정 규모 이상의 횡령·배임이 발생할 경우에는 상장적격성에 대한 종합적인 심사를 실시하여, 거래소가 취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제재인 ‘상장폐지’ 조치까지 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횡령·배임 등 자본시장 근간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 엄격한 공시기준을 적용하고 엄중히 규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연 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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