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주하겠다"더니…이제는 '안 해도 되는 이유' 말하는 클린스만 감독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원격 근무'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17일과 18일 화상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례적으로 온라인 기자회견을 개최해 9월 A매치 소집에 앞서 여러 이슈들에 대해 답했다.
최근 클린스만 감독의 원격 근무가 논란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대표팀 감독 시절 미국에서 재택 근무를 실시해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난 3월 한국에 부임할 당시 상주 여부가 관심에 오르자 "대부분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낼 것"이라며 우려를 잠재웠는데,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다. 휴가, 잦은 외국 일정 등으로 국내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적다. 현재도 자택이 있는 미국에서 원격 근무를 하고 있어 기자회견도 비대면 방식으로 실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에 대해 "개인적인 일정으로 아일랜드 더블린에 일주일가량 다녀왔다.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계약하기 이전에 잡혀있던 일정이었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었다. 아일랜드 일정에 맞춰 손흥민의 토트넘홋스퍼 개막전을 관전하러 영국 런던에 갔고, 그곳에서 브렌트퍼드 김지수를 만날 기회도 생겨 대화를 나눴다. 이후 미국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쭉 머무를 수 없었던 이유로 납득하긴 어려운 해명이다. 취소할 수 없었던 일정에 참석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한국에 상주하는 사람이라면 개인 일정을 마친 뒤 미국이 아니라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이 상식적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유럽 일정 이후 미국으로 갔고, 유럽 원정을 치르는 대표팀에 곧장 합류할 예정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시대 변화에 대해 언급하며 근무 장소가 중요하진 않다고도 덧붙였다.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를 떠나서 이제는 선수들과 소통하고 관찰하는 방법이 예전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경기장에 직접 가는 방법도 있지만, 가지 않더라도 각국에 있는 코칭스태프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 중"이라고 말했다.
부임 기자회견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은 있다. 다만 당시는 코치진의 유럽 상주에 대한 답변이었다. 기술적으로 원격 회의가 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늘 한곳에 모여 있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때도 문제 의식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에 상주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 받아들여졌다.
지금은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코치진뿐 아니라 감독도 홈경기 때 위주로만 한국에 머무는 형태가 굳어질 우려가 있다.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엔 과장된 점이 있다"고 유감을 표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기에는 계속 경기가 한국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한국에서 일을 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해외 일정 중에는 유럽파 점검을 위한 출장이 많은 편이다. 지난 4월 손흥민, 김민재 등 유럽파들을 돌아봤고, 최근 손흥민, 김지수를 확인했다. 9월 A매치에 앞서서도 유럽파 선수들을 만날 계획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 업무로 자주 언급하는 내용이다.
잦은 유럽파 점검의 의미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있다. 대표팀 내 유럽파 비중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이긴 하지만, 유럽파 선수들은 이미 대부분 대표팀 주축 멤버다. 현지에서 새롭게 관찰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은 편은 아니다. 선수들과 대화, 소속 구단과의 접촉은 요즘 기술이 발달해 '원격 근무'로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럽에 상주하는 코치진이 있다. 코치진이 현지에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유럽파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가까이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감독이 더욱 신경 써야 하는 무대는 오히려 K리그 일 수 있다. 여전히 대표팀 멤버 절반 정도가 K리거다. 게다가 새 얼굴들은 주로 K리그에서 발탁된다. 선수 풀을 관리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더욱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데,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K리그 현장을 거의 찾지 않았다. 7월 말 잠시 귀국했을 당시에는 K리그1 휴식기여서 올스타전 형태의 팀 K리그 경기를 관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간담회에서 K리그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을 부인했다. "가능한 한 K리그의 많은 경기를 지켜봤고, 차두리와 마이클 김 코치도 보고 있다. (파올로) 스트링가라, (안드레아스) 쾨프케 코치도 직접 관전했다. (인터뷰 시점 기준) 이번 주에는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가 K리그를 관전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감독의 원격 근무로 일만 번거로워지고 있는 셈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해외 일정으로 계속 자리를 비우고 있는 사이, 정작 유럽파를 담당할 유럽 코치진이 번갈아 한국으로 와 단발성으로 K리그 현장을 찾고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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