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청문보고서' 채택 난항…여야, 줄다리기

오전 전체회의 야당만 참석…개의 못해
박성중, 청문보고서 내용 합의 없이 회의 못 열어
조승래 "갑자기 회의 취소, 간사 합의 깨"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 시한인 21일 난항을 겪고 있다. 여야가 청문보고서 채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시한내 채택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의 임기가 23일 만료되는 만큼 을지훈련 마지막 날인 24일이나 25일께 이 후보자를 신임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지 못하고 파행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관련 안건이 합의되지 않았다며 회의에 불참했다.

현재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는 초안도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여야 간사 간 합의를 통해 청문보고서 초안에 포함될 내용이 정해지면 이후 전체회의를 통해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한다. 과방위 여당 간사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동관 후보자 (청문보고서)에 대한 부분을 채택하고 여러 부분에 대한 것은 안 되는 어떤 사유를 조건 달아서 (채택을) 하자 이렇게 해도 (야당이) 말을 듣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 과방위 위원들이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관련 논의를 위한 전체회의 개최를 촉구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야당 위원들은 전체회의를 열어 청문보고서에 들어갈 내용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공개적으로 (합의되면 회의를 열 수도 있다고) 발언했는데 여당이 답이 없다"면서 "여당은 청문보고서 내용 전체를 다 합의해야 회의를 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의원은 이날 야당 단독으로 과방위 회의실에서 모인 뒤 기자들과 만나 "(여야 간사 간)이야기가 되면 (오후에라도) 다시 (전체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오늘 회의를 열기 위해서 계속 여당 간사 및 위원장과 협의할 것이고, 회의를 열 생각이 없으면 사회권을 저한테 넘겨 달라"고 말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여당이 갑자기 여야가 합의한 회의 일정을 취소하는 등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것(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은 당초에 합의된 이날 전체회의 안건이 아니다"라면서 "전체회의를 열고 의견을 듣고 의견을 기반으로 청문보고서를 어떻게 채택할 것인지 협의를 하자는 게 합의사항이었는데 갑자기 협의를 엎어버리고 청문보고서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열 수 있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방위는 이날 오후 늦게 회의가 열린 가능성이 남았다.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보고서에 담길 내용이 확정되면 밤늦게라도 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

다만 이날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인 만큼 여야가 합의안을 마련하더라도 보고서 채택은 불발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이내 기한을 정해 국회에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이 가능하다. 해당 기간에도 청문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다음 날부터 청문보고서 없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이번에도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을 강행하는 16번째 인사가 된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