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위기, 미국 좋아할 것 없다…대만 침공 가능성 커져"

박소영 2023. 8. 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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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서방 매체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국기(왼쪽)와 대만 국기 앞에 해군 함정이 보인다. 중국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내 지지를 결집하기 위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문가들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수십년간 중국의 호황을 이끌어온 기반시설·부동산 개발 위주의 성장이 끝나면서 경제 위기에 몰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되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야망이 실현되지 못하면서 강력한 지도자로 군림하고 있는 그에 대한 지지도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는 더 억압적이고, 해외에는 더 공격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기반시설·부동산 개발로 일으킨 경기부양 효과가 떨어지면서 심각한 부채 문제가 불거졌고, 저출산 현상과 미·중 갈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 감소 등으로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영국 컨설팅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오는 2030년에는 연 2% 내외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GDP 성장률은 3.0%다.

정근영 디자이너
신재민 기자


키스 리치버그 홍콩대 미디어연구센터 이사도 지난 18일 워싱턴포스트(WP)에 "중국의 경제 위기로 시 주석과 중국 공산당은 더는 경제 호황을 내세워 권위주의적 통치를 정당화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높은 청년실업률(21.3%)과 부동산 위기를 현실적인 위험이 될 수 있는 매우 휘발성 있는 조합으로 꼽으면서 "국내 문제에 직면한 독재자들은 종종 국외 위기를 이용해 관심을 돌린다. 중국의 경제 위기가 고조될수록 대만과의 분쟁 위험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 WP 칼럼니스트는 "중국의 경제 위기가 미국과 동맹국에도 반드시 좋다고 가정해선 안 된다"면서 "중국 경제의 쇠퇴는 시 주석에게 민족주의 카드를 사용할 더 많은 이유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 주석이 중국 국민에게 공동 번영을 줄 수 없다면 대만을 주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월 미국 외교 싱크탱크 외교협회(CFR)도 중국이 장기적인 경기 둔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시 주석은 점점 더 중국 공산당의 권력 독점을 정당화하기 위해 민족주의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 침체가 더 진행되면 자신과 공산당의 통치에 대한 지지를 결집하기 위해 대만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인민 해방군 창건 95주년을 기념하는 군사 광고가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의 한 고층빌딩에 걸려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정부도 중국의 경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국의 경제 위기를 언급하면서 이는 중국 지도자들이 나쁜 일을 하도록 부추길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고 했다. 실제로 대만을 향한 중국의 무력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부총통의 미국 경유 남미 방문(12~18일)에 대응해 지난 19일 대만 주변 해·공역에 군용기 45대, 군함 9척 등을 보내 군사훈련을 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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