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반성문만 낸다" 9살 승아 유족, 음주운전자 엄벌 호소
“(피고인은) 사고 이후 사과와 사죄는 물론 연락 한 번도 없었다. 지금까지 허공에 반성문만 제출하고 있다. 매우 괘씸하다. 사상 최고의 형벌을 내려주기 바란다”
21일 오후 대전지법 제11형사부(나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방모(66)씨 재판에서 고 배승아(9)양 유족은 엄중한 처벌을 호소했다. 이날 검찰 측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배양 오빠는 “이제 승아는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우리와 같은 아픔을 누구도 겪지 않도록 피고인은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배양 유족 "가슴 두근거리고 정상생활 힘들어"
자신의 생일날 승아양이 보낸 문자 메시지를 소개한 그는 “모든 게 고통이고 승아가 쓰던 물건과 추억으로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다”고 진술했다. 이어 ”사고 당일 어머니 연락을 받고 내려오면서 병원으로 이송된 승아가 힘들지만 버틸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다음 생애에도 오빠와 동생으로 만나 즐겁게 살아보자고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배양 오빠 "사상 최대의 형벌 선고해달라"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배양의 어머니 신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어머니가) 배양 어린 시절과 성장 과정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2일 기소된 방씨는 그동안 21차례나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배양 유족 역시 7차례에 걸쳐 엄벌 탄원서와 진정서를 재판부에 냈다. 다음 재판은 9월 20일에 진행된다.
방씨는 지난 4월 8일 오후 2시21분쯤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스쿨존 내에서 제한 속도를 넘는 시속 42㎞ 속도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 길을 걷던 배양을 치어 숨지게 하고 함께 있던 9∼10세 어린이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방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웃도는 0.108%로 나타났다.
피고인 방씨, 사고 당일 만취상태로 5.3㎞ 운전
방씨는 사고 당일 낮 12시30분쯤 대전 중구 태평동의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사고 지점까지 5.3㎞가량을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방씨가 1996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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