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놈앤컴퍼니 “미생물 넘어 신규 항암제까지…연내 성과낼 것”
'PD-1' 미반응 잡는 'GENA-114'
신규 타깃 ADC 'GENA-111'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으로 인식돼 온 지놈앤컴퍼니가 신규타깃 항암제에 대한 기술수출 성사 등 연구·개발(R&D)에 대한 구체적 성과를 조만간 달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회사가 옛날부터 신규타깃 항암제도 하고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도 해왔지만 시장에는 마이크로바이옴 회사로 알려져 있다"며 "조만간 신규타깃 항암제에 대한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것이 이번 간담회의 주최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많은 파트너링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올해 안에 의미 있는 딜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조만간 신규타깃 항암제 영역에서 구체적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연내 신규타깃 항암제 기술수출 성과 예고
그 대상은 이달 중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인 'GENA-104'와, 스위스 디바이오팜(Debiopharm)과 공동개발 중인 항체·약물접합체(ADC) 'GENA-111'이다.
GENA-104는 현재 면역관문억제제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프로그램화된 세포 사멸 단백질(PD)-(L)1 억제제' 계열을 반대로 뒤집어 착안한 신규 타깃 항암제다. PD-(L)1 계열은 대표 약물인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올해 240억달러(약 32조원)의 매출이 전망되며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가장 넓은 범위의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PD(L)-1은 발현 수준이 높은 환자를 선별해 치료하더라도 80~90%가량이 치료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등의 한계도 동시에 안고 있다. 이에 이들 비반응 환자의 특징에 대해 분석하던 중 CNTN4라는 새로운 단백질 타깃을 발굴해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PD-(L)1의 발현이 높더라도 CNTN4가 동시에 발현이 높게 나타났다면 PD-(L)1 억제제의 효능에 대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실제로 두 단백질이 모두 고발현할 경우 19명 중 18명이 PD-(L)1에 반응하지 않았고, 반대로 CNTN4가 저발현할 경우 절반가량만이 비반응군에 해당했다. 또한 항암제 효능의 직접적 지표가 되는 무진행 생존 기간(PFS), 전체생존 기간(OS)에 대해서도 CNTN4의 발현 정도에 따라 항PD-(L)1 치료의 효능이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지놈앤컴퍼니는 현재 한국, 일본 등에서 CNTN4 타깃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관련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차미영 신약연구소장은 "GENA-104는 CNTN-4와 결합하게 되면 T세포의 활성을 증대해 결국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으로 항암효과를 나타낸다"며 "방광암·전립선암·흑색종·간암·자궁내막암·위암·췌장암·담낭암 등에서는 70% 이상의 환자에게서 발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차 소장은 "단독으로 우수한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병용요법을 통해 효능을 증대할 수도 있지만 우선은 GENA-104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단독요법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또한 CNTN4가 암세포에서 발현한다면 반대로 T세포에서는 이와 결합하기 위해 나타나는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APP)'에 대해서도 "최근 국가신약개발연구사업단(KDDF)으로부터 'GENA-119'가 선도물질단계 과제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ADC, 자체 내재화 목표…'플랫폼' 통한 마이크로바이옴과 동시 개발 가능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모달리티(치료 접근법)인 ADC에 대해서도 기존에 주로 개발돼 온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영양막 세포 표면 항원(TROP)-2 등의 타깃이 아닌 신규 타깃으로 CD239를 선정해 개발하고 있다. 차 소장은 "최근 ADC 르네상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많은 R&D가 이뤄지고 있다며 "신규 타깃을 활용한 새로운 ADC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지놈앤컴퍼니가 'GENA-111'로 개발 중인 CD239는 "정상세포 대비 암세포에서 약 23배의 굉장히 탁월한 선택적 발현율을 나타내고 있다"며 "우선 1차적 적응증으로 난소암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는 항체 개발에 집중하면서 이를 기술수출하는 모델로 가고 있지만 향후에는 입증된 링커와 페이로드를 내재화해 자체적인 ADC를 만드는 모델로 나아가겠다는 구상도 전했다. 차 소장은 "ADC 데이터를 우리가 가진 게 더 많은 사업화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며 "지식재산권(IP) 이슈가 없는 링커와 페이로드를 통해 ADC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신규타깃 항암제와 마이크로바이옴의 동시 개발이 가능한 이유로는 자사의 독자적 플랫폼인 '지노클(GNOCLE)'을 꼽았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면에서는 '지노클-M', 신규타깃 항암제에서는 '지노클-N' 플랫폼을 구축한 상태다. 박경미 부사장은 "유전체학을 근거로 마이크로바이옴과 신규타깃 항암제 기반 기술을 갖고 있다"며 기술력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도 "마이크로바이옴과 신규타깃 항암제를 두 개로 나누는 게 아니라 하나의 핵심역량으로 이 둘을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며 "그 근본 기술은 지노클이라는 유전체 분석기술에서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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