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EBS “윤 대통령, 언론 자유 질식시키는 ‘막장극 제작자’”

21일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권태선 등 “법적 대응할 것”

유시춘 EBS 이사장, 권태선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을 비롯한 공영방송 이사 등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대통령직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공영방송 장악 중단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KBS, 방송문화진흥회, EBS 전·현직 이사들이 정부의 잇따른 해임에 반발하며 공영방송 장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남영진 전 KBS 이사장과 권태선 전 방문진 이사장, 유시춘 EBS 이사장 등은 2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법적 근거나 절차를 완전히 도외시하고 군사 작전하듯 이사들의 해임을 밀어붙였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공영방송 장악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 14일 남 전 이사장과 EBS 정미정 전 이사를 해임한 데 이어 이날 MBC 대주주인 방문진의 권태선 전 이사장 해임안을 의결했다.

이들은 “해임 사유에 대한 감사원이나 국가권익위원회 조사가 끝나지 않았으나 무시했고 당사자들의 방어권도 보장하지 않았다”면서 “언론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공영방송 이사들의 동시 해임은 대통령의 결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을 ‘정권이 주인인 공영방송’으로 만들어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를 질식시키려는 ‘막장극의 제작자’로 불려도 지나치지 않게 됐다”고 비난했다.

남 전 이사장 등은 윤 대통령에게 공영방송 이사와 이사장들 해임을 중단하고 이미 해임된 이사들을 제자리로 되돌릴 것을 요구했다. 또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철회하고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임명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권 전 이사장은 이날 오전 고(故) 이용마 기자의 4주기를 맞아 서울 마포구 MBC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방문한 뒤 “방통위의 해임 처분에 집행정지를 비롯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해임된 남 전 이사장도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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