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해임…KBS 보궐이사엔 황근 추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권태선 이사장 해임안을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방통위원 3명 중 여권 인사인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 등 2명만 참석해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야권 인사인 김현 위원은 표결에 불참했다. 방통위 의결에 따라 권 이사장은 즉시 해임됐다.
방통위는 해임사유에 대해 “권 이사장은 과도한 MBC 임원 성과급 인상과 MBC 및 관계사의 경영 손실을 방치하는 등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MBC의 부당노동행위를 방치하는 등 더는 방문진 이사로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행정절차법에 따른 사전통지 및 청문을 거쳐 해임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권 이사장은 “위법한 절차로 이뤄진 방통위의 해임 처분에 대해 필요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반발했다.
아울러 방통위는 지난 14일 남영진 KBS 이사장 해임으로 공석이 된 KBS 보궐이사에 황근 선문대 교수를 추천했다. 황 교수는 한국방송학회 방송법제연구회장을 역임했고, 이명박(MB) 정부 때인 2009~2012년에는 KBS 이사를 지냈다.
권 이사장 해임과 황 교수 추천으로 방문진·KBS 이사회는 여권 우위로 바뀌게 된다. KBS 이사회(이사 11명)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황 교수 추천안을 재가하면 ‘여6 대 야5’ 구도가 된다. 이에 따라 23일 열리는 KBS 임시이사회에서 서기석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이사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방문진 이사회(이사 9명)도 권 이사장 해임에 이어 야권 추천인 김기중 이사가 해임되면 ‘여5 대 야4’ 구도로 바뀐다.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현 방통위원은 이날 회의 전 기자회견을 열어 “법과 원칙, 절차를 무시한 공영방송 이사 해임은 무효”라고 했다. 언론장악저지 야4당 공동대책위원회도 “정권 입맛에 맞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방통위가 위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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