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있는 '임시번호'로 찾기…출생 미신고 '그림자 아이' 지킨다
그동안 보호 사각지대에 있던 출생 미신고 아동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보건복지부는 출생 미신고 아동을 위기 아동 발굴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긴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21일 밝혔다.
복지부, 시행령 개정으로 출생 미신고 아동 발견할 법적 기반 마련
이날 시행령 개정으로 주민등록번호 없이 질병관리청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에서 임시신생아번호나 임시관리번호로 관리되는 아동과 아동 보호자 정보를 ‘e아동행복지원시스템’과 연계해 양육 환경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이들 번호는 복지부가 위기 아동을 찾는 데 활용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기 아동 발굴에 쓰이지 않았다. 복지부는 이날 국무회의에 낸 시행령 제안 이유에서 “시스템을 통해 처리할 수 있는 정보에 이들 정보를 추가해 아동 보호 사각지대를 예방하겠다”고 설명했다.
임시신생아번호는 출생 후 1개월 이내 신생아의 예방접종 기록 관리와 비용 상환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번호다. 임시관리번호는 출생신고가 1개월 이상 늦어졌을 때 예방접종력 관리를 위해 보건소에서 발급하는 번호다. 이들 번호는 출생신고 후 주민등록번호로 전환·통합되기 때문에 이들 번호가 남아있다는 건 아이에 대한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 6월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처럼 병원에서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이른바 ‘그림자 아이’와 연관된 범죄가 감사원 감사를 계기로 잇따라 알려지면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됐다. 복지부가 벌인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에선 조사 대상 2267명(2015~2023년생) 가운데 256명이 병에 걸렸거나 범죄에 연루돼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주민등록번호 없이 임시번호로 관리되는 아동을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예방접종 미접종, 건강검진 미검진, 장기결석, 건강보험료 체납 등 44종에 이르는 사회보장 빅데이터를 통해 위기에 빠진 아동을 조기 발견하거나 예방하는 체계다. 복지부는 해당 시스템을 활용하는 e아동행복지원사업을 통해 학대 위기 아동을 발굴·조사하고 있다. 읍면동 담당 공무원이 대상 아동 가정을 방문해 양육환경을 조사하고, 필요하면 복지서비스를 받도록 연계하거나 학대 신고를 한다.
김기남 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개정된 시행령을 근거로 출생 미신고 위기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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