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4일, 단 8시간 회동…긴 순방 '강박 깬' 짧고 굵은 尹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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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회동에 '역사적' 결과물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7시(현지시간) 워싱턴 앤드류스 공항에 도착해 이튿날인 18일 오후 8시 출국하기까지 약 25시간 동안 미국에 체류했다. 이중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정상회의를 위해 워싱턴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머무른 시간은 8시간 정도였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가장 짧은 해외 일정이었다.
윤 대통령은 8시간 동안 한ㆍ미 정상회담 → 한ㆍ미ㆍ일 정상회의 → 한ㆍ미ㆍ일 오찬 → 한ㆍ일 정상회담 → 한ㆍ미ㆍ일 공동 기자회견의 일정을 연달아 소화했다. 이날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이 밀착한 결과물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원칙·공약 등으로 도출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자정을 넘겨 성남 서울공항에 공군 1호기를 타고 귀국했다.
'1박 4일'이라는 초유의 일정은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는 비행시간이 왕복 27시간에 이르는 데다 서울 시간이 워싱턴보다 13시간 빠르다는 시차 때문에 발생했다. 이에 더해 굳이 인근 국가나 별도 행사를 일정에 끼워 넣지 않고 방미에만 효율적으로 집중하자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한다. 기시다 총리 또한 이번 순방에서 미국 캠프 데이비드만 방문했다. 이번 회의에선 3국 정상의 배우자 동행도 없었다. 3국 모두 '콘텐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던 셈이다.
긴 순방 '강박' 깨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ㆍ미ㆍ일 3국은 충실한 사전 협의로 어느 때보다 밀도 있는 8시간의 밀착 행보를 했고, 외신들도 "역사적인 이벤트"(워싱턴포스트, 18일)로 꼽을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대통령 순방의 성과가 꼭 일정의 길이에 비례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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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실리 행보 이어질 듯
1박 4일의 방미 일정에서 드러나듯 효율성을 중시하는 건 윤 대통령의 개인적인 스타일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자신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며 경제 협력을 위해 발로 뛰는 '세일즈 외교'를 강조했다.
비슷한 사례로 원칙에 구애 받지 않는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재임 기간 중 대륙을 건너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이나 중국을 방문하곤 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8년 5월 1박 4일 일정으로 워싱턴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는 북ㆍ미 중재가 최우선 과제였다.
전문가들은 실리를 중시하며 격식 없이 뭉치는 한ㆍ미ㆍ일 정상의 ‘케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ㆍ미ㆍ일 정상회의가 개최되면서 3국 모두 격식에 구애 받지 않고 회의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며 "정상 의전과 스케줄 조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통상의 순방과 달리 이번에 정례화된 3국 정상회의는 앞으로도 실질적 성과 도출에 초점을 두고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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