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다 싫어"…제3 후보론에 '한국 사위' 웃는다
미국의 내년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가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도파 사이에서 '제3후보' 추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계 유미 호건의 남편으로 ‘한국 사위’로 알려진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공화당)는 20일(현지시간) 미 CNN에 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가 된다면 ‘노 레이블스’(No Labels)가 대안 후보를 낼 가능성이 매우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출범한 노 레이블스는 극단적 당파주의를 거부하는 중도 성향 정치단체다. 이 단체는 최근 민주ㆍ공화 양당이 대다수 미국인이 투표하고 싶지 않은 후보를 공천한다면 제3후보를 추대하겠다고 밝혀 왔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 노 레이블스가 내년 대선에 제3후보 추대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WSJ은 노 레이블스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의 윤곽이 드러나는 내년 4월쯤 제3후보를 공식 선출하고 본격 선거전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레이블스가 제시할 제3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호건 전 주지사를 비롯해 민주당 내 야당 역할을 하는 조 맨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공화당) 등이다. 호건 전 주지사는 제3후보 추대론과 관련해 “대부분의 유권자가 (바이든과 트럼프) 두 후보 누구도 선호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그들에게 다른 후보를 제시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일반 유권자들 사이에선 '둘 다 대선 후보가 되지 않기 바란다'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AP통신이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와 함께 지난 10~14일 미국 유권자 1165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대선 후보가 되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5%가 ‘아니다’고 답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같은 질문에 69%가 ‘아니다’고 했다.
대안 후보로 거론되는 맨친 상원의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진영 논리를 싸잡아 비판하며 제3후보론에 힘을 보탰다. 그는 WABC 방송에 “만일 당신이 민주당이라면 그들은 당신이 모든 공화당을 악당으로 만들기를 원한다. 공화당 역시 민주당을 악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레이블스의 제3후보론을 두고 “그들은 미국인이 다른 대안을 원하는지에 대해 묻고 있는 것”이라고 옹호했다. 맨친 상원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탈당을 진지하고 고민 중이라고 했고, 제3후보 출마 가능성과 관련된 질문에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워싱턴 DC 정가는 제3후보론의 현실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3후보가 실제 등판할 경우 2024년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은 높지 않더라도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중도 성향 제3후보가 출마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보다는 민주당 및 중도 성향 표를 잠식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바이든 선거 캠프가 한층 긴장하는 모습이다. 호건 전 주지사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제3후보가 등장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제3후보는 트럼프로부터도 바이든에게서만큼 많은 표를 얻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샌티스 주지사, 라마스와미와 ‘2위 싸움’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고 있는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기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가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에 이어 공동 2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머슨대가 지난 16~17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경선 주자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율 56%로 압도적 1위였고 한때 ‘트럼프 대항마’를 자처했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라마스와미와 함께 10%로 동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추격전에서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한 디샌티스 주지사가 힘겨운 2위 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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