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파시즘" 외치며 '여성 지우기' 주력한 최인호 관악구의원
[복건우 기자]
▲ 최인호 관악구의원(국민의힘)의 2021년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장 후보 출마 포스터 |
ⓒ 최인호 페이스북 캡처 |
최인호 서울 관악구의원(국민의힘)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그의 의정활동 상당수가 '여성 지우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여성혐오 정서를 자극해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오마이뉴스>가 관악구의회 회의록을 확인해보니, 최 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에서 수차례 성인지 관련 내용을 문제 삼았고, 일부 정책명에서는 '여성'이라는 용어를 빼는 데 주력했다.
실제 올해 관악구 예산안을 보면 '여성안심귀갓길'이 '안심골목길'로, '여성친화물품'이 '회의 및 교육 물품'으로 바뀌는 등 여성이라는 용어가 대폭 삭제됐다.
"여가부 폐지 정부... 관악구도 여성가족과 없애야"
최근 관악구의 공원 인근에서 남성 최아무개(30)씨가 성폭행을 목적으로 여성을 때려 피해자가 결국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과거 최 의원은 '여성안심귀갓길'을 전면 폐지했다고 스스로 SNS에 홍보한 바 있다.
당시인 지난해 12월 9일 예결특위에서 최 의원은 "도시재생과에 '안심골목길' 사업이 있는데 여성가족과 '여성안심귀갓길'이랑 취지가 똑같다"며 "여성안심귀갓길의 경우 남성들이 지원을 받을 수 없으니 포괄적인 단위의 (안심골목길) 사업을 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 최인호 관악구의원(국민의힘)이 지난해 9월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카드뉴스 일부 |
ⓒ 최인호 페이스북 캡처 |
그러나 최 의원은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페미니즘 사업 여성안심귀갓길 7400만원을 전액 삭감하고, 실질적인 구민 안전을 위한 안심골목길 사업 7400만원을 증액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지난 6월 19일 예결특위에서도 "(여성 참여율을 늘리기로 한 장애인 일자리 사업,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등에 대해) 굳이 남녀 얘기가 나올 이유가 없고 강제로 (여성을 늘리자고) 하는 게 오히려 폭력일 수 있다"(2023년 6월 19일 예결특위 회의록)라고 말하는 등 성인지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최 의원은 민·관을 가리지 않고 여성 정책과 관련돼 있는 이들을 "파시즘"이라 싸잡아 비난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지난해 9월 16일 본회의에서 "양성평등위원회, 관악여성회 등 여성단체의 생태계 조성, 수백억 원대 성인지 예산, 여성가족과를 주축으로 한 성 파시즘 사업 등이 우리 관악구의 성 위기를 초래하는 데 일조했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는 정부에 앞서 우리 관악구에서부터 여성가족과를 폐지하고 성평화가족과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남녀 성별에만 초점을 맞춘 '양성평등', '성평화'라는 용어를 강조하며 다양한 성을 인정한다는 의미의 '성평등' 용어에는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굽히지 않은 최 의원 "타협 없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최 의원은 여성이라는 단어가 붙은 모든 예산과 정책과 직제를 다 공격하고 있는데, 적대와 적개심에 기반하지 않고서야 이렇게 특정 성별을 소거 대상으로 볼 수 없다"며 "여성을 삭제하는 정치인의 출현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적극적 조치를 무화시킬 우려가 있다. 관악구의회의 역사적이고 정책적인 개념이 무너지지 않도록 의회 차원의 토론과 제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범죄가 발생한 해당 지역구 의원은 아니지만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안심골목길 예산을 증액했다는 사실로 여초사이트에 좌표가 찍혀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며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도 이때다 싶어 광인처럼 날뛰는 성특권파시즘 세력과 타협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 관악구의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최인호 구의원 사퇴 촉구글. |
ⓒ 관악구의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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