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조끼 입고 투표”…‘후보 암살 혼란’ 에콰도르 대선 투표 마쳐
선거 유세를 하던 후보가 암살되는 등 혼란 속에 치러진 남미 에콰도르의 대통령선거 투표가 20일(현지시간) 종료됐다. 횡령·배임 혐의로 탄핵 위기에 몰린 기예르모 라소(67) 대통령이 조기 퇴진(국회 동반 해산) 결정을 내리면서 갑작스럽게 진행된 선거였다.
이날 선거는 삼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BBC에 따르면 이날 투표소 곳곳에는 10만 명의 군과 경찰이 배치됐다. 군·경은 유권자가 몰리는 주요 투표소의 반경 100m를 통제했다. 지난 9일 야당 ‘건설운동’의 대선 후보였던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59)가 선거 유세가 끝난 직후 총격을 당해 사망한 뒤 경계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비야비센시오를 대신해 후보로 나선 크리스티안 수리타(53)는 그간 유세 때와 마찬가지로 방탄조끼를 입고 방탄모를 쓴 채 투표소를 찾았다.
에콰도르 당국은 투표 과정에서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해외에 거주하는 에콰도르 유권자들을 위한 전자투표 시스템이 중국·인도·방글라데시 등 복수의 국가에서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은 표 계산이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면서 선거가 오염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는 사회주의 계열의 ‘시민혁명운동’ 소속 루이사 곤살레스(45)였다. 그는 각종 부패 의혹을 받는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2007~2017년)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에콰도르 선거법에 따라 한 후보가 이날 투표에서 과반을 얻거나, 40% 이상을 득표해 2위에게 10% 포인트 앞서야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1, 2위 후보가 오는 10월 15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현지에선 곤살레스 후보가 이번 투표 결과 1위에 오르더라도 과반을 얻거나 2위와 10% 포인트 이상 차이가 생길 것 같지 않아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대통령은 라소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 따라 올해 10월 26일부터 2025년 5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재임하게 된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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