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알카라스 꺾고 신시내티오픈 우승...헐크처럼 옷 찢고 포효
노박 조코비치(36·세계랭킹 2위·세르비아)가 카를로스 알카라스(20·세계 1위·스페인)를 꺾고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신시내티오픈 정상에 올랐다.
조코비치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신시내티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와 3시간49분 혈투 끝에 2-1(5-7 7-6〈9-7〉 7-6〈7-4〉) 역전승을 거뒀다. 2018년과 2020년에 이어 대회 통산 3번째 우승이다. 조코비치는 세계 1위 자리도 탈환할 전망이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지난달 윔블던 결승 패배를 설욕했다. 당시 대회 5연패와 통산 8번째 우승을 노리던 조코비치는 4시간42분 경기 끝에 알카라스에 역전패했는데, 한 달여 만에 자존심을 세웠다. 알카라스와 역대 상대 전적에서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조코비치는 알카라스와 올해에만 세 차례 맞대결을 벌였다. 지난해 마드리드오픈 준결승에서 성사된 첫 맞대결과 올해 윔블던 결승에서 알카라스에게 졌고, 올해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는 이겼다.
조코비치는 또 미국에서 약 2년 만에 우승을 거두는 겹경사를 맞았다. 조코비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지난해 미국 땅을 밟지 못했다. 지난 5월 미국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외국인도 입국할 수 있도록 방역 방침을 완화하면서 올해 미국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신시내티오픈이 조코비치의 미국 대회 복귀전이었다.
이날 경기는 두 차례나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끝장 승부'가 펼쳐졌다. 조코비치는 세 번째 세트 게임 점수를 5-4로 앞선 채 맞은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우승을 확정할 기회를 여러 번 잡았다. 그때마다 알카라스가 네 차례 듀스 끝에 게임을 따내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경기 막판이 되자 30대 중반의 조코비치는 힘이 부치는 듯 여러 차례 고개를 숙이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알카라스는 오른손이 저린 듯 틈 날 때마다 라켓을 왼손으로 들었다.
타이브레이크에서 조코비치가 혼신의 힘을 다해 날린 마지막 서브를 알카라스가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면서 조코비치의 승리가 확정됐다. 우승이 확정되자 조코비치는 코트에 드러누워 기쁨을 만끽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선 마치 '헐크'처럼 두 손으로 상의를 찢으며 다시 한 번 포효했다. 알카라스는 아쉬움에 벤치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조코비치는 "말도 안 되는 경기였다. 다른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내 테니스 인생을 통틀어 가장 어려운 경기였다. 이긴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흐름이 바뀌었고,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경기였다. 가장 힘든 경기였지만, 가장 짜릿한 경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코비치와 알카라스는 28일 개막하는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다시 한번 우승 경쟁을 펼친다.
여자부에서는 코리고프(세계 5위·미국)가 카롤리나 무호바(세계 17위·체코)를 2-0(6-3 6-4)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2005년 3월생으로 19세인 고프는 생애 처음으로 여자프로테니스(WTA) 1000시리즈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신시내티오픈에서 10대 선수가 우승한 것은 1968년 17세의 나이에 우승한 린다 투에로 이후 55년 만이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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