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뉴스정복] "윤석열 정부의 어공들은 일머리가 없다"
[슬로우뉴스 기자]
슬로우레터 2023년 8월 21일 (월)
1. "미국은 두목, 일본은 중간 보스, 한국은 행동대원."
2. "중국 빼고 모두 찬성."
3. 정연주 끌어내린 자리에 류희림.
4. 이동관 청문회, 타격감이 없었다.
5. 옥상을 빌려드립니다.
6. 법원이 정신병원 입원 판단? 문제는 인력 부족.
7.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난민 980만 명을 받았다.
8. 서초동 떠나는 변호사들.
9. 통영국제음악당은 녹음의 전당.
10. 47년 만의 러시아 달 탐사는 실패.
11. 전경련이 아니라 한경협.
12. 생성형 AI의 최대 약점은 합스부르크 부메랑.
13. 팩트가 진영을 이긴다.
14. 윤석열 원맨쇼에 국가의 운명이 달렸다.
15. "문제는 늘공이 아니라 어공이다."
▲ 왼쪽부터 윤석열 한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23년 8월 18일 미국 메릴랜드주 프레드릭 카운티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정상회담의 일환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돌아가고 있다. |
ⓒ EPA=연합뉴스 |
"미국은 두목, 일본은 중간 보스, 한국은 행동대원."
• 국립외교원 원장을 지낸 김준형(한동대 교수)의 평가다.
• 한국과 미국, 일본이 사실상 군사 동맹을 맺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이 "우리는 이제 어떤 한 국가에 위협이 있으면 원인이 무엇이든 즉각 협의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당장 대만에서 중국과 충돌이 벌어질 경우 한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 한겨레는 "강제 의무(duty) 조항은 없지만 위협에 공동 대응한다는 트리거(자동개입) 조항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윤석열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지만 보수 언론 지면에서도 당혹과 불안이 느껴진다.
• 조선일보는 "윤석열이 만든 역사적 기회를 바이든이 잡았다"며 감격하는 모습이다.
• 한겨레는 "한미일을 묶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치러야 할 비용과 위협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뉴욕타임스가 "미국 외교의 꿈이 실현됐다(American diplomatic dream come true)"고 평가한 것도 눈길을 끈다. 미국에 좋은 것이 한국에도 좋은 것일까.
•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 패권의 바둑돌이 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 경향신문은 "한국의 외교가 미증유의 미로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사설에서는 "성급한 한·미·일 준군사동맹화에 반대 의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중국 빼고 모두 찬성."
• 일본 언론의 분위기가 이렇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방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것도 "기시다의 배려"라는 보도가 많았다고 한다.
• 조선일보는 "지지율이 20~30%까지 추락한 기시다(일본 총리)가 오염수 문제를 속전속결로 처리해 외교력이 강한 기시다라는 반전 카드를 찾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르면 8월 말부터 방류를 시작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연주 끌어내린 자리에 류희림.
• 정연주(방송통신심의위장)을 해촉하자마자 류희림(YTN플러스 사장)을 내세웠다. 류희림은 이명박 정부 시절 YTN 해직 사태를 주도했던 사람으로 꼽힌다.
• 서울시가 박노황(전 연합뉴스 사장)을 TBS 사장으로 앉혔다. 역시 불공정 편파 보도의 핵심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사람이다.
• 방통위원장과 방통심의위원장, KBS 이사장,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EBS 이사 등이 임기가 남았는데도 해임됐다.
• 언론개혁시민연대는 "과거 정부에서 언론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훼손했던 인물들이 속속들이 언론 관련 기관장으로 복귀하고 있다"면서 "정권에 충성하는 자들의 줄을 세우며, 다른 목소리를 내는 모든 국민들을 '적'으로 규정해 압박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 문제가 없었다는 게 아니다. 예전 같으면 물러났을 사안인데 눙치는 정도가 보통이 아니었다. 국정원 사찰 논란에는 "처음에는 한두 번 가져오길래 갖고 오지 말라고 했다"고 했고 기자들에게 전화 격려를 했다는 문건을 두고는 "(대통령에게) 전화를 바꿔드린 적 있다"고 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태도였다.
• 경향신문은 "반성하지 않는 사람은 문제된 일을 되풀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하루만 버티면 임명된다는 관행이 청문회 제도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국회에서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대통령실이 보고서 요청을 다시 송부하고 그래도 채택되지 않으면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된 16번째 장관급 인사가 된다.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아들 학교 폭력, 언론 장악 의혹에 관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남소연 |
[해법과 대안.]
옥상을 빌려드립니다.
• "우리는 정원을 도려낸 도시에서 다시 정원을 애도한다"는 게 배정한(서울대 교수)의 분석이다. 타임워크명동 7층 옥상에는 공유 정원이 있다.
• 누구에게나 오픈된 공간이지만 식물 장터와 가드닝 클래스, 가든 디제잉, 요가와 훌라 등의 유료 프로그램으로 수익을 낸다.
• "정원은 인간의 조건, 즉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도록 하는 소양을 배양하는 장이다." / 로버트 해리슨('정원을 말한다' 저자).
▲ 15개 청사 건물을 연결한 세계 최대 규모인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
ⓒ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 제공. |
• 강제 입원은 세 종류다. 첫째, 보호자 2명이 신청하고 전문의 2명이 동의하는 보호 입원이 있고, 둘째, 전문의나 경찰이 지방정부에 요청하는 행정 입원, 셋째, 전문의와 경찰의 동의를 받아 의뢰하는 응급 입원이 있다.
• 정부가 사법 입원을 검토하고 있는데 해마다 10만 건을 처리할 인력이 없다는 게 한국일보의 진단이다. 법원행정처는 178명의 판사를 증원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 미국과 독일은 판사가 입원 여부를 결정하는데 독일은 사전 승인이 필요하고 미국은 일단 입원시킨 뒤 법원이 정당성을 판단한다. 영국은 정신건강심판원이라는 준사법기구를 두고 있다.
• 중증 정신질환자가 65만 명인데 재활시설은 349곳밖에 안 된다는 분석도 있다. 병상도 부족하고 의사 충원도 쉽지 않다.
• 상당수는 다른 나라로 건너갔고 156만 명이 폴란드에 정착했다.
• 남서부 도시 브로츠와프는 인구가 64만 명이었는데 난민 25만 명을 받아들였다.
• 조선일보가 바르샤바에 다녀왔는데 현금지급기에 우크라이나어 기능을 추가했고 마트에서는 '러시아식 만두'를 '우크라이나식 만두'로 고쳐쓰기도 했다. 여론조사에서는 67%가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돕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 폴란드 퓨셰미실 기차역 인근 난민수용소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 2022년 2월 28일 촬영 모습. |
ⓒ 위키미디어 공용 |
서초동 떠나는 변호사들.
• 서초동에는 변호사 개업 준비를 토털 서비스로 제공하는 업체들이 있는데 사무실 임차와 인테리어 공사, 집기 마련, 직원 구인까지 포함해 1억 5000만 원을 받는다고 한다. 변호사들이 서초동을 떠나는 이유다.
• 조선일보에 따르면 포털 사이트 상단에 광고를 띄우려면 달마다 1억~2억을 내야 하고 광고 한 번 클릭할 때마다 7만~8만 원이 추가로 나간다. 사무실 유지 비용을 아껴 써도 한 달에 3000만~4000만 원이 든다고 한다.
• 최근 뜨는 시장은 남양주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이 문을 열면서 가만히 있어도 찾아오는 워크인(walk-in) 고객도 꽤 늘었다.
• 녹음하기 좋은 공연장이 따로 있다고 한다. 한 번 울린 소리의 에너지가 100분의 1로 줄어드는 시간을 잔향 시간이라고 하는데 1.8~2.6초를 최적이라고 본다.
• 통영은 2.25초. 공연장이 꽉 찼을 때는 1.9초다. 무대 크기가 작은 것도 장점이다. 녹음 이후에 기술적인 보완이 거의 필요없다고 한다.
• 연광철(베이스)은 "소리가 좋기로 유명한 빈의 무직페라인이나 암스테르담의 콘세트르헤보우에 견줘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 통영국제음악당. |
ⓒ 통영국제음악재단(TIMF) 제공. |
• 무인 달 탐사선 루나 25호가 궤도를 벗어나 달에 추락했다.
• 과학자들은 달의 남극에 얼음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식수와 산소를 얻을 수 있고 수소를 결합해 로켓 연료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 인도의 찬드라얀 3호가 23일 달 착륙을 시도한다. 미국은 2024년 유인 우주선을 달의 남극에 보낸다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19년 창어 4호를 달 반대편에 착륙시켰고 2020년에는 창어 5호가 달 표면에서 시료를 채취해 돌아오기도 했다.
▲ 루나 25호의 달 착륙 상상도. |
ⓒ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제공 |
전경련이 아니라 한경협.
• 싱크탱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한 건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다. 기업들 돈을 걷어 보수 단체를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멘토라는 김병준이 회장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정치 민원 창구 역할을 할 거라는 기대가 생겨났다.
• 중앙일보는 "정치 때문에 망한 곳에 정권과 가까운 정치인이 들어앉아 개혁한다는 게 코미디"라고 지적한 바 있다.
• 마침 삼성준법감시위가 삼성이 전경련에 다시 가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경향신문은 "기업에는 상전이고 정권에는 하수인이고 권력과 민원 창구로서의 전경련은 한국 사회에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밑줄 쳐가며 읽은 칼럼.]
생성형 AI의 최대 약점은 합스부르크 부메랑.
• 근친 교배로 나타나는 유전 질환을 일컫는 말이다. 부실한 데이터를 학습하면 자칫 모델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 구본권(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은 "데이터의 무한 되먹임 현상으로 환각과 모델 붕괴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팩트가 진영을 이긴다.
• 윤석민(서울대 교수)은 언론이 정의를 팩트에 앞세워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소수와 약자를 배려하는 것이 사실성과 불편부당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 "이념을 앞세우는 것이 진솔하고 존경받을 일처럼 부추겨지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사적 의견을 진리로 간주하는 맹신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정의는 주관적인 것입니다. 어떤 이들에겐 공공연히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권리, 다른 이들에겐 제약 없이 국경을 넘나들 권리가 정의일 수 있습니다. (중략) 정의를 신봉하는 언론인은 아무리 지혜롭고 선한 의도를 지녔다고 해도 결국 세상을 밝히기보다는 어지럽게 할 것입니다." / 아서 설즈버거(뉴욕타임스 발행인) 의 '언론의 본질적 가치' 가운데.
윤석열 원맨쇼에 국가의 운명이 달렸다.
• 윤석열은 '고독한 결단'을 통치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소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취약한 지지기반을 원맨쇼로 커버하면서 위태롭게 질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최혜정(한겨레 논설위원)은 "역사 앞에 책임을 지겠다는 공허한 발언을 앞세워 입법·사법권까지 통제하려 들고, 국민 공감대가 필수적인 외교·안보 영역마저 결단의 영역에 끌어다 놓았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세 번의 실패가 말하는 것.
• 2007년 대선에서 정동영(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은 26%를 얻었다. 2008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81석에 그쳤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명, 230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19명을 배출하는데 그쳤다.
• 세 차례 압승도 있었다.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이었다.
• 최병천(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이유를 두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투표율이 달라졌다. 둘째, 투표율 상승을 20대와 30대가 주도했다. "한국 정치사에서 투표율이 가장 낮던 시점과 민주당 계열 정당의 '3대 선거 참패'는 정황이 일치한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다.
"문제는 늘공이 아니라 어공이다."
• "공무원들이 일을 제대로 안 했다"고 윤여준(전 환경부 장관)이 말했다. 새만금 잼버리를 두고 한 말이다. "공직자들이 신경만 제대로 썼으면 행사 준비가 저렇게 엉터리가 될 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 문재인 정부 때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은 '늘공'(늘 공무원)들을 어려워했다. 늘공이 말하면 어공들이 일단 들어는 줬다고 한다.
• 그런데 윤석열 정부의 어공들은 늘공들이 말을 하면 자꾸 짜증을 낸다고 한다.
• "윤석열 정부의 어공들은 일머리가 없다"는 게 성한용(한겨레 대기자)이 만난 공무원들이 하는 말이다. "검사 정권이라서 그런지 자꾸 잘못을 따지고 책임을 물으려고만 하고 그러니 늘공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 "늘공은 이런 상황에 도가 튼 사람들이다. 5년 뒤를 생각하는 늘공들이 일하는 척만 하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늘공들이 일을 못 하게 만든 책임은 윤석열에게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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