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상, 역대급 명승부 결정지은 '극장 데뷔골'
[박시인 기자]
▲ 홍윤상 포항의 홍윤상이 대전과의 K리그1 27라운드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
ⓒ 한국프로축구연맹 |
프로 데뷔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결승골. 기적과도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이 등장했다. K리그 역대급 명승부로 기억될 경기에서 홍윤상(21)이 데뷔전 데뷔골을 터뜨리며 포항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스틸러스는 20일 오후 7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승점 49로 2위를 지킨 포항은 1위 울산(승점 60)에 11점차로 다가섰다. 3위 전북(승점 41)과는 8점차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반면 대전은 승점 36점으로 6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
난타전으로 이어진 승부...홍윤상, 교체 투입 후 후반 추가 시간 결승골
이날 포항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백성동-제카-김승대가 전방에 포진하고, 허리는 김준호-김종우-오베르단이 맡았다. 수비는 완델손-그랜트-박찬용-박승욱, 골문은 황인재가 지켰다.
대전도 4-3-3 포메이션으로 응수했다. 최전방에 레안드로-티아고-전병관, 중원은 주세종-마사-김영욱이 책임졌다. 포백은 오재석-안톤-김현우-강윤성, 골키퍼 장갑은 이창근이 꼈다.
전반에는 두 팀이 3개의 슈팅을 주고 받으며 치열하게 대립했다. 압박의 강도를 꾸준하게 유지하며 미드필드 싸움이 이뤄졌다. 전반 17분 김영욱, 30분 마사의 중거리 슛은 황인재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포항은 첫 번째 유효 슈팅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전반 42분 완델손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제카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포항은 김준호 대신 김인성을, 대전은 레안드로 대신 김인균을 교체 투입했다. 포항은 후반 6분 또 다시 한 골을 추가했다. 역습 상황에서 김승대가 올린 크로스를 제카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리드를 잡고도 공격 작업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후반 8분 김승대의 크로스에 이은 백성동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12분에는 김승대의 칩슛이 골대 밖으로 향했다.
대전으로선 돌파구가 필요했다. 후반 14분 주세종, 김영욱, 오재석 대신 이진현, 배준호, 이현식을 동시에 교체 투입했다. 하지만 포항은 여전히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미드필드를 지배했다. 후반 20분 박스 밖에서 김인성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튕겨 나오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끊임없이 대전의 골문을 조준하던 포항은 후반 32분 김인성-백성동-김승대로 이어지는 완벽한 하모니로 한 골을 추가, 사실상 승부의 쐐기를 박는 듯 보였다.
쉽게 무너질 것 같았던 대전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35분 전병관으로부터 올라온 크로스를 티아고가 헤더 만회골을 작렬하며 추격의 시동을 걸었다. 이에 반해 여전히 2골의 여유가 있는 포항은 후반 35분 백성동, 박승욱 대신 홍윤상, 하창래를 넣으며 체력 보강에 주력했다. 대전은 3분 뒤 티아고가 환상적인 아웃 프런트 슈팅을 성공시켜 1골 차로 따라붙었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추가시간 6분에도 전병관 크로스-티아고 헤더 공식이 성립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쪽은 포항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8분 김승대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홍윤상이 방향만 바꾸는 헤더로 연결해 '극장 결승골'을 터뜨려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 2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대전 하나 시티즌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포항 홍윤상이 기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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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결승골의 주인공 홍윤상은 포항제철동초-포항제철중-포항제철고를 거친 포항 유스 출신이다. 2021년 포항제철고 졸업 이후 독일 볼프스부르크로 임대를 떠났다. 오스트리아의 장크트 푈텐, 독일 뉘른베르크 2군에서 뛰었지만 정식 1군 무대에 데뷔하지 못한 채 결국 지난 7월 포항으로 복귀했다.
선수층이 얇은 포항에게 유망주 공격수의 영입은 큰 힘이 됐다. 홍윤상은 이날 대전전에서 후반 42분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공교롭게도 팀은 3-0에서 연거푸 3골을 내주며 다잡은 승리를 놓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후반 추가 시간 8분 홍윤상이 극적인 헤더 결승골을 터뜨리며, 포항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꿈의 데뷔전에서 승점 3을 안기는 결승골을 터뜨렸으니 기쁨이 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
포항은 매 년 주전급 선수들의 이탈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김기동 감독의 매직으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3위 전북에 8점차 앞선 2위다.
2013시즌 리그 우승 이후 지난 9년 동안 최고 순위는 3위였다. 만약 2위로 시즌을 마감한다면 10년 만에 최고 성적이다. 울산의 독주 체제가 굳건하지만 역전 우승 가능성이 적은 것은 아니다. 언제나 기적의 스토리를 써내려 가는 포항의 향후 행보가 궁금해진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포항스틸야드, 2023년 8월 20일)
포항스틸러스 4 - 제카 41' 51' 김승대 76' 홍윤상 98+'
대전하나시티즌 3 - 티아고 80' 83'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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