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리먼사태? 헝다 리스크 a to z [글로벌 시황&이슈]
[한국경제TV 정연국 기자]
안녕하세요 월가인사이드입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 영어로는 에버그란데라고 불리는 이 회사가 미국 뉴욕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습니다. 오늘 월가 인사이드에서는 몇 가지 궁금증을 다루며 이 내용 깊이있게 살펴봅니다
첫 번째 궁금증 부터 해결해봅니다. 헝다 그룹은 무엇인가. 헝다는 2020년 기준 중국 건설사 중 자산 규모 1위였던 회사입니다. 문어발식으로 사업확장을 하다 같은해 8월 중국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유동성이 줄자 파산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그로부터 1년 뒤 2021년 9월에는 부채 규모가 360조원에 달하면서 파산 위기가 커지는데요. 이자를 못갚겠다고 하는 디폴트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당시 연말 주식시장을 흔들어 놓기도 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부채 조정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채무를 제대로 갚지 못하는 상황은 지금까지 이어져옵니다.
그렇다면 헝다의 자산 상태는 얼마나 심각한 상황일까. 회사의 자산은 331조원 부채는 450조원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100조원 이상 많은 상태인데요. 그 중 현금 보유 비중도 굉장히 낮은 편입니다. 최근 실적 시즌에 여러 기업들이 실적을 내놓고 있죠. 헝다가 2년만에 공개한 실적은 147조원 적자로 드러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3월 주식거래도 중단 돼 다음달에는 상장 폐지 위기에 놓여있는 상태입니다. 이번에 결국 헝다는 챕터 15조에 따라 미국 뉴욕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는데요. 챕터 15조는 다른 국가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동안, 미국내 채권자들이 채무 변제 요구와 소송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규정으로. 미국내 자산을 보호하기위해 진행하는 파산 절차입니다. 한 가지 궁금한 점, 왜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파산신청을 먼저 한 걸까요? 회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해외에서 진 빚부터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에서 자국 기업을 도와줄 가능성은 없을까요. 중국 정부는 한때 주택 수요를 활성화하고 개발업자들에게 현금을 자유화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 적은 있지만 대규모 국가 지원 구제 금융의 시대는 끝났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중국에서는 개인이 토지를 소유할 수 없기에 그동안 중국에서는 토지 사용권을 헝다나 컨트리가든 같은 부동산에 매각하였는데요. 이 매각으로 버는 소득이 전체 재정 수입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는 수요 없는 공급이 계속되어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동산 시장에 규제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시주석은 특히 지난 8월 공동 부유 슬로건을 내걸면서 부동산 기업의 파산은 물론 어느 정도의 경기침체를 각오하고 대출 규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정책은 효과를 발휘해 중국 부동산 주택 시장은 얼어붙고 있는데요. 2022년을 기점으로 중국의 70개 도시 기준 주택 가격 상승률을 뜻하는 빨간 그래프는 마이너스로 돌입했으며, 초록색 그래프는 중국의 도시들 중 주택 가격이 하락한 도시 비율이 현 시점에 90%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 당국이 지난달 빅테크 제재를 풀고 빅테크 기업에 민간 소비를 주도하는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자, 당국이 공동부유 정책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지난달 중국 공산당 공식 발표문에서 항상 반복해 강조해오던 집은 투기 대상이 아니라는 경고성 슬로건이 빠지면서 혹시 기조의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재기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디플레이션을 가리키며 위기감이 확산하던 이달 15일 당국은 시 주석의 공동부유를 거듭 강조하는 2월 당시 연설을 갑자기 공개함으로써 이같은 관측에 찬물을 끼얹었다. 엇갈리는 전망에 향후 당국의 대응에 주목이 되는 대목입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닌데요. 컨트리 가든이라는 부동산 개발업체 등의 디폴트 소식도 연이어 들려오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컨트리가든과 헝다는 비슷한 점도 있지만 채무 규모 면에서 헝다보다는 컨트리가든이 양호한 편인데요. 다만 컨트리 가든이 건설중인 아파트 단지는 무려 3천 여개에 달해 700 여개에 그치는 헝다의 4배가 넘기 넘는다는 점이 눈에 띱니다. 특히 우리나라와는 달리 우중국은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계약금 30%를 일시불로 지급한 후 나머지 70%에 대한 모기지론이 즉시 실행되고 상환이 시작되기에 자금 부족으로 시공이 중단된 건물들을 분양받은 중국인들이 집단행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에서 주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때문에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건물들을 완공시키지 못하면 사회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뿐만아니라 부동산 개발업체가 아닌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도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고 전해지는데요. 중국 컨트리가든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중국 금융권으로 확산하고 있는 징후로 해석되고 있기에 관련 문제가 중국 경제에 한동안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월가인사이드였습니다.
전가은 외신캐스터
정연국 기자 ykjeong@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